브런치북 Knock! Knock! 01화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출발!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휘슬러의 삶

by 림스

벚꽃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모란꽃이 뭉게뭉게 피어 봄이 지나가고 있음을 알리고 있는 어느 날, 이 여행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처럼 들뜬 마음으로 캐나다로 떠날 준비를 했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양식을 바꾸려고 결심했다. 가족들과 이렇게 멀리, 그리고 긴 시간 동안 떨어져 있었던 적이 없었다. 가족들과 떨어진다고 해서 딱히 슬프거나 하지 않았다. 마지막 인사를 나누기 전까지는 말이다. 할머니의 눈물로 시작해서 엄마의 눈물, 아빠의 글썽임까지 마지막으로 보았다. 그때서야 떠난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2018년 10월 캐나다에서 마지막 인비테이션을 뿌렸고, 운이 정말 좋게 그 마지막 인비테이션을 받았다. 부모님께 말하기 전까지 혼자 자전거를 타며 고민을 했다. 생각이 많아져 이리저리 배회했다. 만약 이 기회를 놓쳐 캐나다에 가지 않는다면, 시간이 지나 30대가 되고 40대가 되었을 때 꽤나 후회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내 심장으로 제 멋대로 밀고 들어왔다. 그 후회는 평생 잊혀지지 않고 내 마음속에 큰 자국을 남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KakaoTalk_20190524_081518253.jpg 밴쿠버 임시 숙소 근처에 있던 단풍나무

결정을 했다. 캐나다에 가기로. 하지만 부모님께 말하는 것이 쉽진 않았다. 캐나다 워킹홀리데이를 가고 싶다는 말이 입에서만 머문 채 며칠이 지났다. 그러다 어느 평범한 토요일 오전과 오후가 만날 즈음, 부모님과 식사를 했다. 식사가 마무리가 될 때 즈음 말했다. 캐나다 워킹홀리데이를 가겠다고. 뱉고 보니 별거 없었다.


내 말이 끝나자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아빤 부정적인 말을 하셨다. 어느 때보다 치열해야 할 시기를 보내야 할 때 어디를 가느냐고. 빠른 시간 안에 안전한 직장을 잡아야 하지 않느냐 가 아버지의 주된 주장이었다.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의 의견을 조심스럽게 차근차근 말해 설득을 했다. 그러고 며칠 후 내 선택에 응원을 해주셨다. 엄마도 마찬가지였다. 이후 힘들면 언제든지 들어오라는 말을 습관처럼 내뱉으셨다. 그때부터 시간은 잔잔하게 흘러갔고, 모든 일이 잘 풀릴 거라는 따뜻한 낙관이 내 마음에 자리 잡았다.


시간이 흘러, 출국 이틀 전날이 되었다. 서서히 실감이 들기 시작했다. 심장이 빠르게 뛰고, 얼굴은 빨갛게 상기되기 시작했다. 캐리어에 짐을 다 싸자 서서히 긴장도 되었다. 과연 내가 아는 사람도 없고, 말도 안 통하는 곳에 가서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내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다. 그러나 출국 날이 되었고, 가족들은 나를 배웅하기 위해 차를 렌트하여 공항으로 출발했다.

KakaoTalk_20190524_081523541.jpg 임시숙소 가는 길 위에 떠 있는 뭉게구름

조금 일찍 공항으로 출발했다. 영종도에서 바다 구경도 하고 가족들과 사진을 찍었다. 차가운 바닷바람이 휩쓸고 바다엔 잔잔한 파도가 일었다.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는 감정이 내 마음속에서도 일렁이고 있었다. 그 감정을 가진채 근처 칼국수 집으로 들어갔다. 우리가 들어 간 칼국수 집은 한국인 사장님과 조선족으로 보이는 아주머니께서 서빙을 하였다. 조선족 아주머니는 한국어가 서툴렀다. 우린 바지락 칼국수 4인분, 낙지볶음 1인분을 시켰지만 주문서에는 바지락 칼국수 4인분, 낙지볶음 4인분이 찍혔다. 뭔가 이상함을 눈치 채신 사장님은 재차 확인하러 우리 테이블에 왔고, 그렇게 조선족 아주머니의 실수가 드러났다. 사장님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다행히도 주문이 주방에 들어가기 전이었고, 다시 수정해서 주문을 하였다. 그러고 왠지 모를 찝찝함이 내 마음에 자리 잡았었는데 그 찝찝함을 알아차리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 찝찝함은 조선족 아주머니의 실수가 곧 내가 캐나다 워킹 홀리데이에 가서 저지를 같은 실수인 것만 같았다. 언어적인 실수. 아마 워킹 홀리데이를 가지 않았다면 전혀 알아차릴 수 없는 감정을 시작도 전에 느꼈다. 나는 칼국수를 먹었고 그 아주머니께 친절히 대했다.


경직된 마음을 달래줄 훈풍이 불어왔다. 태양이 구름 뒤에서 공항을 따뜻하게 비춰주고 있었다. 그렇게 가족들을 뒤로하고 약 8000km 떨어진 캐나다 밴쿠버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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