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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모더나 1차 백신 후기

Life in Canada

by 림스

코로나가 우리 삶에 스며든 지 어느덧 1년이 훌쩍 넘었다. 해외 여러 회사에서 백신 개발을 마쳤다. 짧은 기간에 만든 백신이라 접종 후 좋지 않은 케이스들이 발견되지만, 일반 사람들은 그저 기다리고 맞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백신 접종의 여부가 옭아맸던 많은 규제들을 조금씩 풀어주기 때문이다. 백신을 맞으면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중증이나 사망률을 크게 떨어트린다고 한다.


BC 주는 백신 접종하려면 MSP라는 주 정부 보험이 필요하다. 예약하기 위해 Personal Health Number가 필요한데, MSP를 가입해야 저 번호를 받을 수 있다. 입국한 지 얼마 안 된 외국인인 나는 당연히 없었다. 격리하면서 MSP 신청을 했지만, 처리 과정이 3개월이나 걸려 아직 받지 못한 상태였다. 캐나다는 무엇이든 느리다. 적응해야 하고 감안해야 한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정부에서 지정한 백신 관련 부서로 전화를 걸면 임시 Health Number를 부여해준다. 그 번호로 예약을 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나니 예약 없이 백신 맞는 곳으로 가면 백신을 맞을 수 있다고 했다. 정해진 시간대가 있었는데, 날마다 달라 전화하고 가야 한다.


일하다 중간에 백신을 맞으러 갔다. 스쿼미시는 큰 체육관에서 백신 접종을 한다. 예약을 한 줄, 안 한 줄이 나뉘어있었다. 안 한 줄에 선 나는 안내대로 이동을 했다. 설마 문제가 생길지 않을까?라는 기분이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어느 필리핀분이 나를 반겨줬다. 첫인사를 나누고 예약을 도와줬다. MSP가 없다고 하니 임시 번호를 부여해줬다. 챙긴 E-mail, 집 주소, 여권 등을 차례대로 알려주고 보여드렸다. 메일 하나가 왔고, 예약이 완료되었다는 메일이었다. 친절하게 도와주신 그분께 감사하다.


차례대로 백신을 맞았다. 사람들이 많지 않아 금방 맞을 수 있었다. 어느 백인 여성분에게 백신 접종을 받았다. 나에게 과거 병력을 물어보았고, 대답했다.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면서 백신 관련 설명을 나에게 했다. 모더나를 맞을 거라며 준비되어있는 의자에 앉으라고 내게 말했다. 앉고 왼쪽 팔 부분을 내드렸다. 마음의 준비를 하려는 찰나, 어깨와 팔 경계 부분보다 조금 밑에 주삿바늘이 들어갔다. 처음에는 맞은 줄도 몰랐다. 끝이 났다는 의사 선생님 말에 팔을 보니 밴드가 붙여져 있었다. 끝났냐고 재차 물으니 이런 반응이 익숙하다는 듯이 끝났다고 다시 내게 말을 해줬다. 그만큼 느낌이 없어 아프지도 않았다. 감사하다고 하고 안내대로 이동했다.


KakaoTalk_20210822_062514869.jpg 1차 백신 접종을 하면 저 카드를 준다. 2차 접종 때 가져가야 한다.


옆으로 이동하니 거리를 둔 의자들이 있었다. 그 의자에 앉아 15분 정도 대기하다 나가면 된다. 혹시 모를 이상 증상을 염려해 준비해둔 의자들이었다. 증상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아이폰을 켰다. 그리고 15분이 흘렀다. 아무 이상이 없어 밖으로 나왔다.


한동안 아무 증상이 없었다. 밤 10시 정도 되니 주사 맞은 부위가 욱신거렸다. 살짝 감기 기운이 있고, 피곤이 몰려왔다. 안타까운 점은 퇴근 후 맥주를 마시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내 하루 중 유일한 낙을 즐기지 못했다. 간단하게 밥을 먹고, 곧바로 잠을 청했다. 그간 몸에 쌓인 피곤들이 힘을 발휘하는 느낌이었다. 10시간은 잔 것 같다. 숙면이었다. 이렇게 자는 스타일이 아닌데, 잠이 몰려왔다. 일어나니 전날 증상들이 깨끗이 사라졌다. 개운했다. 팔만 욱신거릴 뿐 몸 상태는 좋았다.


곧바로 무리 없이 일상생활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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