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in Jun 25. 2023

Dordogne, camping to France!

언젠가 감독관들이 직원 휴게실에 모여 점심을 먹고 있을 때였다.

각자 여름휴가를 어디로 가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영국 사람들은 연초부터 여름휴가를 어디로 갈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갔다 와서는 어디에 갔다 왔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다음엔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보낼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름휴가를 가지 않으면 대화에 끼기 힘들다. 그래서 사람들이 기를 쓰고 빚을 져서라도 어디든 가려하는 것도 있다. 특히 프랑스 캠핑장에는 영국이랑 네덜란드 차 번호판 천진이다. 간혹 벨기에나 프랑스 번호판이 보이긴 하지만 여기가 영국인지 네덜란드인지 헷갈릴 정도이다. 


우리는 프랑스 중부지방인 Dordogne으로 2주간 캠핑을 다녀오기로 했다. 캠핑에 다녀오면 큰 딸의 시험결과가 나올 것이고 그것에 맞춰 어느 학교로 갈지 최종 정해질 것이 이것저것 새 학기 준비를 해야 한다.


트레버(전직 경찰, 70대 할아버지)가 자기는 작년에 도도인으로 여행을 다녀왔는데 너무 좋았다며 지금까지 가본 곳 중에 최고였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바로 도도인 캠핑 계획을 말했다. 그랬더니 트레버가 자기가 이것저것 챙겨서 자료를 주겠다고 한다. 그로부터 한 달이 넘게 지나 오늘 시험지를 받으러 매니저에게 가니 트레버가 소강당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고 오늘 중으로 들르라고 이야기해 줬다.


그래서 내 시험장 세팅을 하고 옆방에 있는 로레인에게 내 시험지 보관을 부탁하고 잠깐 소강당엘 갔다.

"트레버, 난 네가 나를 잊은 줄 알았어!'

"아니지, 내가 잊기 왜 잊어!' 그러면서 작년에 가져와서 보관하고 있는 여행 팸플릿을 보여주며 여긴 이래서 좋고 저긴 저래서 좋으니 가보라고 한다.

'트레버, 근데 가장 중요한 게 빠졌잖아!" 갑자기 트레버의 눈이 동그래진다.

'와인! 나 지금 금주하고 있어. 가서 마시려고. 추천해 주기로 했잖아!'

'그래 그래, 몸을 만들어 가는 것도 아주 좋은 생각이야!'라며 슈퍼에 가서 사야 할 와인 종류와 가격대에 대해서 열을 올리며 설명하더니 나에게 쪽지를 하나 적어준다.


이곳 슈퍼에서 사면 못줘도 8파운드(13000원 정도)하는 와인이 도도인 슈퍼에서는 3유로(5000원) 정도 한다고 슈퍼에서 와인 살 때 알코올도수 확인하고 사면 문제없다고 별도의 메모를 남겨주었다. 


적어도 13.5% 이상의 와인을 마실 것! 14~14.5% 버건디 와인이라면 실패할 확률이 없을 거야!


프랑스 캠핑은 두 번 가보았다. 영국보다 캠핑장이 잘 갖춰져 있다. 우리가 가는 곳은 huttopia 체인인데 가는 곳마다 수영장이 있어서 아이들은 더 좋아한다. 그리고 지역이 넓다 보니 갈 곳도 많고 무엇보다 우린 저렴한 비용으로 장기간 여행을 해야 해서 캠핑 말고는 대안이 없다. 그리고 아이 둘 다 프랑스어를 학교에서 배우고 있어서 여러모로 프랑스 캠핑은 우리에게 여름휴가로는 아주 안성맞춤이다. 게다가 어느 지역을 가든 와이너리가 있어서 하루 일정은 와이너리 방문하여 와인 테이스팅도 하고 잔뜩 영국에 가져와 두고두고 여름휴가를 기억하며 홀짝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게 아이들과 가는 마지막 프랑스 캠핑일 수 있다. 큰아이는 이제 대학 준비반에 들어가고 여름에 또 한국엘 다녀오고 하다 보면 이제 넷이서 프랑스로 장기간 가는 캠핑은 힘들지 않을까 한다. 나중에 나중에 남편과 손주들을 데리고 가면 모를까......

작가의 이전글 영국의 칼부림 범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