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in Dec 21. 2023

애도의 방법

나무 벤치

크리스마스 방학을 하자마자 다음날 에든버러로 떠났다.

오랜만에 하는 도시여행이다.

3박을 한 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바닷길이 열리면 갈 수 있는 Holy Island로 갔다.

수많은 바이킹의 공격으로부터 그 땅을 지켜낸 절벽 위의 성, Lindis Farne으로 향하는 길에

수많은 벤치들이 늘어서 있었다.

나무 벤치에는 누군가를 기리는 가족들의 메시지가 타원형의 작은 금속판에 적혀 박혀있다.

영국사람들이 가족을 애도하고 그리워하는 방법이다.

평소 고인에게 의미 있던 장소나 경치 좋은 곳에 떠난 사람의 이름으로 나무 벤치 하나 가져다 놓는다.

아버님의 벤치도 돌아가시기 전 자원봉사를 하셨던 철새보호공원의 경치 좋은 곳에서 사람들에게 앉을자리를 내어주고 있다.


작가의 이전글 피카소를 둘러싼 가족의 대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