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수호는 어쩌다 마인크래프트 핵고수가 되었을까.
2023년 4월에 PS5를 구입했다. 수호가 만 4세가 되던 해였다.
사실 PS5는 내가 할 목적이었으나, 와이프에게는 핑계를 댔었다.
아이들 게임도 많아. 요즘은 아빠랑 아들이랑 같이 거실에서 게임한대.
뭐, 반은 진심이고, 반은 거짓이렸다.
사실 서재에 들어가서 밤 늦게 게임을 하려니, 와이프와 대화도 단절되는 것 같고,
그냥 난, 거실에서 와이프 보는 앞에서 '가정용' 게임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지인(아이셋 키우시는 김OO 선생님)의 추천을 받아, PS5를 충동구매 했더랬다.
사실 수호가 처음부터 마인크래프트를 한 것은 아니었고,
두 살 많은 사촌형이 집에 놀러왔을 때, 나를 포함하여 셋이서
'스트리트 파이터'와 같은 대전격투 게임을 했었다.
곧 잘하는 사촌형을 보며, 수호가 약간의 욕심을 냈었을지도 모르겠다.
PS5 컨트롤러의 조작은 처음에 적응하기가 좀 어렵다.
사실 나도 콘솔 컨트롤러는 처음이기도 했다.
키보드 마우스 조작으로 30년 게임을 해왔는데,
콘솔 컨트롤러 조작은 직관적이나, 미세한 움직임, 특히 FPS 류를 할 때는 조준이 너무 힘들었다.
그런데, 당시 7살 조카와 5살 수호는 손이 작아서 그립도 제대로 되지 않는데, 조작을 하기 시작했다.
자신들만의 컨트롤러 파지법이 생긴 것이다.
많은 키즈 유튜버들이 마인크래프트 방송을 한다.
여전히 많이 하고 있고, 여전히 인기가 많다.
로블록스나, 마인크래프트와 같은 샌드박스형 게임은 방송할 콘텐츠가 넘쳐나는 것 같다.
수호가 어느새부터 유튜브로 마인크래프트 방송을 유심히 보기 시작했다.
난 단순히, 수호가 방송을 재밌어서 보는 줄 알았다.
사실 알고보니 아니었다. 재미도 재밌지만, 방송에서 나오는 마인크래프트의 여러 제작법들을 숙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조합법, 글리치, 건물짓기 등등...
아이들이랑 같이 집에오면 저녁 7시가 약간 못 된다. 나와 와이프는 저녁을 먹고. 아이들은 자유롭게 풀어놓는다. 둘째는 자기방에 들어가서 장난감을 갖고 놀 때도 있고, 우리 부부에게 와서 대화를 시도할 때도 있다. 패드로 티니핑 방송 보는 재미도 들렀다.
첫째 수호는 거실로 쪼르르 달려가, PS5 알아서 키고, 알아서 끄고 하는 수준인데, 마인크래프트에 빠져서 잠들기 전까지 집중해서 뭔가를 만든다.
어느날은 완전 집중해서 뭘 만들고 있길래, 가서 보니 아래와 같이 만들어놨다.
아빠, 내가 스키비디 토일렛 캐릭터들 만들어봤어.
오, 유튜브 보고 만든거야?
아니, 내가 상상해서 만들었어. 나 핵고수야.
사실, 저 사진은 작년 11월 것이다. 지금은 약 3개월이 흘렀는데, 3개월 동안 건축실력은 수직 상승했다.
자신만의 집을 구현하는 것은 물론, 마을 단위를 만들기도 하고, 세계를 창조하기도 한다.
그것도 엄청난 속도로 말이다.
수호야, 넌 커서 뭐가 되고 싶어?
라고 물은 적이 었었다.
나? 나 건축가가 되고 싶어!
추후에 하나씩 수호가 창조해낸 세계를 포스팅해보고자 한다.
난 사실 전략시뮬장르나 액션RPG 장르를 좋아하는데, 수호도 나중에 좋아했으면 좋겠다. 같이 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