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도 집에만 있는 환경에 익숙해져서 처음만큼 심심해하지 않고 놀거리를 찾아가며 하루를 보낸다.
나도 이제는 아이들과 계속 있는 것에 많이 익숙해진 거 같다. 그래도 9시쯤 되면 한계가 찾아와서 목소리 톤이 한껏 낮아지지만 나름 선방중이라고 믿고 싶다.
하루 종일 역할놀이
5살인 첫째의 상상력이 너무나 좋아진 건지 하루 종일 역할놀이다.
역할놀이가 별게 아니다 그냥 아이가 뜬금없이 상황을 설정하면 그 설정에 녹아들어 가서 놀아주면 되는 거다.
"엄마는 오늘 신하고 나는 공주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뜬금없이 저렇게 말하면 그냥 역할놀이가 시작되는 거다.
거의 매일 나는 신하다. 남편도 신하고 딸내미 본인은 항상 공주다.
넷플릭스에서 장화 신은 고양이를 재밌게 본 날은 하루 종일 온 가족에게 영화 속 주인공 이름을 붙여주며 칼싸움을 하거나 춤을 추자고 했다.
코로나 전에는 뭔 재미도 없고 같은 상황만 반복하니 너무나 지루하고 심심해서 좀 하다 보면 괜히 딴청 피우거나 바쁘다며 도망가기 바빴다. 그러니까 아이가 재밌어하는데도 불구하고 그 상황을 끊어버린 거다.
자기가 백설공주라며 독사과를 주는 마녀 역할만 계속시키는데 너무 재미없었다.
근데 이제는 나도 연기자가 다 되어 버렸다. 심지어 재밌다. 내가 먼저 완전히 뜬금없이 시작할 때도 많다.
주로 아픈 환자가 돼서 드러눕는다.
그럼 아이들이 병원놀이 세트를 들고 와서 열심히 치료해준다. 누워있을 수 있어서 정말 좋다.
그리고 중간중간 공주님이라고 불러주며 "공주마마 저를 위해 해 주시겠습니까?" 하면서 시키면 장난감도 잘 치우고 떼쓰는 것도 많이 줄일 수 있다.
예전엔 역할놀이를 할 때 생각을 하면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려고 했는데 이걸 한 1년 매일 하다 보니까
그냥 편하게 아무 말이나 하면서 애랑 주거니 받거니만 해주면 되는 거였다.
첫째가 나에게 준 신하로 변신할 수 있는 마법의 돌
미술활동
말이 미술활동이지 그냥 스케치북이랑 색연필 주고 그림 그리게 하는 거다.
나는 이게 너무나 좋다. 아이의 창의력이 좋아지고 이게 아니라 한두 시간을 나를 찾지 않고 뭔가를 그리는 것에만 집중하니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어서다.
그래서 꾸준히 딸내미가 그림을 그릴 때면 엄청난 칭찬을 해주면서 창문에 붙여주고 있다.
더 열심히 그려라!
첫째의 그림에 엄청 감동받았다는 걸 보여주려고 만든 그립톡 , 아이의 그림으로 만들었다
책 읽기
아직 첫째는 한글을 잘 읽지 못한다. 그래서 당연히 내가 읽어줘야 하는데 책 몇 권 읽으면 시간도 잘 가고 아이한테도 좋다고 하니 적극적으로 읽어준다.
근데 문제는 첫째와 둘째가 책 읽기에 관해서 너무나 다르다는 거다.
첫째는 아주 아기일 때부터 책을 좋아했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한두 시간은 계속 읽어달라 하고 글밥이 많은 책도 아주 좋아한다. 그런데 둘째는 책을 가져와서 읽어주면 딱 한 장 듣고 다른 곳으로 가버리더니 16개월이 된 지금 세권 정도 자기가 좋아하는 책만 좀 들어주고 있다.
그럼 첫째만 읽어주고 둘째를 놀게 내버려 두면 되지 않나 싶지만 그게 또 그렇게 잘 되지가 않는다.
첫째를 읽어주고 있으면 둘째가 아무 책이나 들고 와서 읽어달라고 난리난리를 부리는 통에 첫째한테 읽어주기가 어렵다.
둘째 눈치를 봐가며 중간중간 읽어주다가 요즘은 목욕시간과 둘째가 잠들고 난 뒤 30분을 집중해서 읽어주고 있다. 목욕시키면서 물놀이하게 내버려 두는데 그때 첫째를 위해 옆에서 책을 읽어준다.
둘째는 물놀이에 신나서 방해하지 않고 첫째는 물놀이하면서 책도 들으니 행복해한다.
덕분에 매일 하루 두 번 목욕시간이다.
간식 만들기
첫째가 다니는 어린이집서 아이들 간식을 직접 만드는 놀이를 자주 했었다. 그걸 보고 나도 집에서 빵을 간식으로 주면서 재료를 직접 넣어서 만들어 먹게 하고 있다. 둘째도 먹는 걸 하도 좋아해서 빵 몇 개 주면 첫째 다 먹을 때까지 조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