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이면 나와 아이들은 놀이터로 나갈 준비를 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눈치도 빨라지고 말도 많아진 둘째는 밥 먹고 씻을 동안은 얌전히 잘 놀다가 "이제 옷 입자!" 하는 말에 너무 신나 하며 보채기 시작한다.
"나가자~ 나가자~"
입으로는 나가자고 말하며 옷을 벗으려고 낑낑거리는데 그 와중에 머리도 묶어달라며 누나 머리끈을 가져와서 자기 머리에 열심히 올려둔다. 첫째의 머리 길이가 애매한 단발이라 꼭 묶어주고 있는데 둘째는 자기도 해 달라며 온갖 몸짓으로 표현을 하는 거다. 말이 많이 늘었는데도 빗과 머리끈으로만 열심히 어필한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안 묶어줄 수가 없다.
가끔 귀찮으면 그냥 나가자며 아이를 번쩍 안고 문으로 가버리긴 하지만 요즘은 옷 색깔에 맞춰서 묶어주고 있다. 노란 바지 입을 땐 노란색, 연두색 옷이면 연두색. 남자아이는 확실히 여자애들보다 꾸며주는 재미가 덜한데 이렇게 하니 생각보다 재밌다. 계속하다 보니 사과머리도 잘 묶어야 이쁘다는 것도 깨달았다. 잘못하면 이마가 너무 훵해서 황비홍처럼 되어버린다. 앞머리를 살살 내려주고 하나로 쨍하니 묶어줘야 얼굴형에 맞게 이쁘다. 그래서 나는 아침마다두 아이 머리 스타일에 정성을 다 하는 중이다.
나름 신경쓴 사과머리
둘째는 요즘 누나 사랑이 더 각별해졌다. 누나가 하는 건 뭐든지 다 해야 직성이 풀리는지 일단 첫째가 만진 장난감은 자기 손에 들어와야 만족한다. 옆에 있던 누나가 화장실이라도 갈라치면 가지 말라고 옷을 붙잡고 징징거리기도 한다. 덕분에 난감해하는 첫째의 목소리가 하루에도 열두 번씩 들린다.
"엄마! 이리 와 봐!"
엄마나 아빠보다 자기랑 비슷한 덩치의 누나를 따라 하는 게 자기도 할 수 있을 거 같고 재밌어 보이는 걸까?
내 주위에 아이가 둘 이상 있는 집의 둘째나 셋째들은 다들 비슷하다. 하나같이 형이나 누나가 노는 장난감을 뺏어가고 졸졸 쫓아다닌다.
첫째의 어린이집 친구 중에 눈이 땡그랗고 예쁜 남자아이가 있었는데 자주 그 짧은 머리에 핀을 꼽고 왔었다. 하루는 너무 궁금해서 그 아이의 엄마에게 아이가 핀을 엄청 좋아하는 거 같다고 말을 걸었다. 대답은 그 아이의 누나가 핀을 꼽으니 자기도 하고 싶어 한다는 거였다. 그 순한 아이가 그랬다는 말에 믿을 수가 없었다. 물론 지금은 우리 둘째를 보면서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누나 누나
둘째가 아들이라는 걸 알았을 때 둘이 사이좋게 지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당연히 사이좋게 지내는 거지 뭐 그런 생각을 하냐 싶겠지만 나는 내 동생과 그렇게 친하지 않다. 나쁜 게 아니고 알콩달콩하지 않다. 남매들은 서로 부모님 일 아니면 전화 같은 건 잘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많은 걸 보면 우린 그저 흔한 남매다.
조용하고 평범한 나와 활발한 내 동생은 어릴 때부터 너무 달랐다. 아주 어릴 땐 전설의 고향이 무서워서 같이 이불도 뒤집어쓰고 볼 만큼 꽤 친했는데 중학생이 되면서부터 서로 잘 살고 있겠거니 하는 사이가 되어버렸다. 오히려 다 큰 지금이 더 친하다. 가끔은 안부 전화도 하는 사이다. 심지어 저번엔 페이스톡도 했다. 남매 사이에 페이스톡이라니 엄청난 발전이다.
자매나 형제들은 서로 싸우기도 많이 하지만 그만큼 무척 친한 경우가 많은 거 같다. 특히 항상 자매들이 부러웠다. 언니한테 옷도 빌려 입고 연애상담도 하는 걸 볼 때면 그게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첫째와 둘째도 그렇게 사이좋게 지낼 수 있으면 좋겠다. 지금은 둘째가 첫째를 쫒아다니고 첫째가 귀여워하면서 알콩달콩 잘 지내고 있으니 이렇게만 쭉 자라주었으면 좋겠는데 내 욕심일까.
마스크도 씌워주고 동생 운다고 장난감도 만들어주는 첫째, 아기가 울면 딸랑이를 줘야한다며 눈알스티커를 붙여서 만들었다. 정말 찰찰찰 소리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