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나 Jan 14. 2024

퇴근하고 집 가면 아무것도 하기 싫어요

4-2. 회사원의 고민

 신입사원 시절 퇴근하고 집에 가면 바로 잠에 들고 눈 떠보니 아침이었던 일상이 반복되었습니다. 


 심지어 6시 칼퇴하고 집에 가서 저녁을 먹고나도 8시밖에 안 되었는데 뭐가 그렇게 피곤한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죠.


그렇게 집-회사만 반복하다 일주일이 지나가고, 주말에도 친구들이 먼저 불러내지 않는 이상 피곤해서 집에서 누워만 있었습니다. 그때는 입사 초반이라 회사생활에 적응하고 있는 중이려니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1년이 지나고, 시간이 지나도 퇴근하고 피곤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건 바뀌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집에 가서  책을 읽다 자야지!'하고 아무리 굳은 다짐을 해도 집에만 들어가는 순간 방전되듯 배터리가 꺼지더군요.


 하지만  '이게 정상이야'. '대부분의 회사원이 그래'라고 생각하고 이대로 계속 살기엔 제 인생이 너무 아까웠습니다. 퇴근하면 그래도 몇 시간은 자유시간이 있는데, '나를 위한 시간'으로 사용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선택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앞서 종종 이야기했던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마음 다잡기' 등 마인드를 바꿨더니 인생이 달라지더라 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긴 하지만 매번 제 의지는 피곤함을 이기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저를 믿어보지 않기로 했죠.




 STEP 1. 받아들이기


 일단은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오늘은 진짜 집 가서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잘 거야! 이번에도 못하면 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다짐하고 집에 가면 '역시 나는 쓰레기야... 나는 게을러....' 후회하고 스스로에게 실망하는 행동을 이전에는 반복하고는 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퇴근하고 집 가면 아무것도 못해' 이 사실을 인정하고, 더 이상 무의미한 다짐은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포기한 거죠.




STEP 2. 환경을 바꾸기

 

 그 대신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나를 강제할 수 있는 '환경'을 설정하기로 했습니다.



 1. 퇴근 후에 바로 운동을 간다. (이때 운동하는 곳은 회사에서 집으로 가는 퇴근길 동선 상에 있도록 한다. 헬스장처럼 일정이 자유로운 곳보다는 시간이 정해져 있고 안 가면 돈이 날아가는 곳이면 더욱 좋다)


 2. 평일 저녁으로 약속을 잡는다. (어차피 집 가서 잘 거 친구들 만나서 맛있는 거 먹고 논다. 그러면 기분이 좋아져서 평일이 좀 더 행복해진다)


 3. 이 외에도 병원, 피부과, 미용실 등 가능한 예약들은 다 평일 저녁으로 잡는다. (야간진료, 야간영업하는 곳들을 이용한다)


 4. 아무것도 없는 날이면 퇴근 후 일단 카페에 간다. (가면 뭐라도 하게 되어있다. 책 한 페이지라도 읽게 된다)



 위 사항들은 제가 시도해 본 것들인데 꽤 효과가 좋았습니다. 퇴근  잠만 자던 일상에서 퇴근  운동도 하고, 친구도 만나고, 취미생활도 하고, 책도 읽고, 블로그(혹은 브런치) 글도 쓰는 갓생러의 일상으로 변하게 되었습니다.


 좋아하는 것으로 시간을 채우다 보니 삶도 훨씬 행복해졌습니다


 종종 '오늘은 정말 피곤하고 귀찮은데 그냥 바로 집에 가서 쉴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집에 바로 가서 일찍 잠든 날보다 뭐라도 하나 하고 집에  날이 결국엔 매번  보람차고 행복하게 하루를 마무리할  있었습니다.  



 이 모든 변화는 제가 의지를 불태우고 굳게 마음을 먹었기 때문에 생긴 일들이 아닙니다. 


 오히려 생각이란 걸 하지 않고 '일단 운동을 간다' '일단 예약을 잡는다' '일단 카페를 간다' 행동한 것으로부터 시작되었죠.


 베스트셀러 '역행자' 책에서도 저자 자청이 스스로를 동기부여하기 위해 '배수의 진'을 쳤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나를 너무 믿지 마세요.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도록 환경을 바꿔보세요!

이전 09화 출근하기 싫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