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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쿠바댁 린다 Sep 13. 2021

맛집 후기 파워블로거를 꿈꿔볼까나?


작년 9월 2일에 쿠바에서 시작한 블로그.

계속되는 코로나 상황으로 삶이 점차 답답해지자 무슨 새로운 게 없을까?라고 고민을 하다가 문득 블로그가 생각이 났다. 혹시나 해서 쿠바로 가기 전에 만들어 두었는데 한 번도 해 본 적은 없는 그 블로그.


새로운 것은 늘 설렘을 동반하지. 블로그에 무엇을 써볼까? 무엇이 내 무료한 삶에 활기를 불러일으켜줄까?라고 생각을 하다가 매일 새벽에 일어나서 일출 사진을 찍고 감사편지를 써야겠다는 깜찍한 생각이 떠올랐다. 그때 난 바닷가 앞에 살고 있었으니까. 그게 내 블로그의 시작이었다.


쿠바를 떠나는 날이 블로그를 시작한 지 100일째가 되는 날이었던지라 감사편지는 98일로 마무리를 할 수밖에 없었다. 99일에는 이른 아침부터 바빴고 100일째 새벽에는 공항으로 가야 했기 때문이었다.


한국에 와서는 블로그를 하지 않았다. 그러다 몇 개월이 지나자 잊고 있었던 블로그가 슬며시 생각이 났다. 그래서 또다시 블로그에 감사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감사편지라고 했지만 나의 한국 일상에 관한 이야기였다.


때마침 내 브런치 스승인 에린이가 블로그 책을 내면서 운 좋게도 에린이가 진행하는 블로그 수업에 동참을 할 수가 있었다. 코로나라 모든 수업이 화상으로 진행이 되듯 블로그 수업도 줌으로 진행이 되었다. 그곳에서 나는 십여 명의 멋진 블로그 도반을 만나게 되었고 블로그에 진심인 그녀들은 스승인 에린이의 말을 꼼꼼히 듣고는 조회수를 늘려갔고 수익도 창출하기 시작했다.


 브런치와 블로그 스승인 에린이의 블로그 책


그런데 나는 그러지 못했다. 블로그를 하는 게 그리 재미있지는 않았다. 그러니 훌륭한 스승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 블로그는 늘 제자리였다. 생각해보니 간절함이 없었다. 뭐든 간절함이 있어야 잘할 수가 있는데 나에게는 블로그로 무언가를 성취해 보리라는 간절함이 없었던 것이었다.


감사편지를 쓰다가 한국에 와서 방문한 맛집 후기를 간간히 올려 보았다. 조회수를 늘리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맛집을 내가 좋아하기 때문에 다녀온 후 생각이 나서 후기를 쓴 것이었다. 역시 좋아하는 걸 하면 에너지도 다르게 나오나 보다. 감사편지를 쓸 때와 조회수가 차이가 현저히 났다.


그렇게 해서 식당이나 카페에 다녀온 후 마음에 드는 곳은 후기를 올리기 시작했다. 게으르지 않은 날에 말이다. 전략적으로 올린 게 아니어서 그동안 몇 개를 올렸는지, 조회수는 얼마나 나왔는지 딱히 확인을 해 보지 않았는데 어제 심심해서 블로그 정리를 하다가 무언가를 발견하게 되었다.


어머, 맛집 조회수가 이렇게나 높았어?


파워 블로거에 비하면 나의 조회수는 새발의 피겠지만 일일 방문자가 100명이 좀 넘는 나의 소박한 블로그에서 맛집 조회수가 300~400회가 나오고 심지어 맛집 후기 하나는 1,450회가 된 게 있어서 깜짝 놀라고 말았다.


 최고의 조회수를 올린 맛집 후기


그걸 보고는 도움 되는 후기 카테고리에서 맛집 코너를 새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동안 맛집 후기 쓴 것을 모두 그곳에 모아보았다. 계획 없이 그냥 쓴 글이었지만 계속 쓰고 글이 모이다 보니 그곳에서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걸 찾을 수가 있게 되어 몹시 기뻤다.


나는 많이 먹지는 않지만(?) 맛집은 좋아한다. 인테리어가 예쁘거나, 친절하거나, 건강에 좋은 음식을 판매하거나, 가성비가 좋거나 뭐 하나 좋은 게 있으면 그 장점을 부각해서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게 재미있다.


나의 맛집 후기는 모두 내돈내산지극히 주관적인 솔직한 후기여서 어쩌면 조회수가 높을 수도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블로그 마지막에 늘 내돈내산 이라고 적힌 이모티콘을 넣는데 언젠가 이것이 협찬으로 바뀌는 날이 오면 기분이 어떨까 하는 상상도 해 본다.


상상하는 건 자유니까 게다가 공짜니까 오늘은 내가 맛집 파워 블로거가 되는 꿈을 한번 꾸어 볼까나? 그 덕에 수익도 창출되면 하늘을 나는 기분이겠지.


뭐 하나라도 잘하면 대단한 일을 한 듯 폭풍 칭찬을 해주는 남편이 나보다 더 기뻐할 생각을 하니 이 상상이 현실로 바뀌면 좋겠단 마음이 간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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