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30일) 동안 매일 5시에 일어나서 브런치에 글 쓰는 것을 목표로 18일을 쓰고는 무너져버렸다. 어제 하루 못 쓴 것이다. 12시부터 일정이 있었기에 일찍 일어나서 집 정리를 한 다음 글을 쓰려고 앉았는데 글 쓰다 보니 약속시간이 다가와 마무리를 못한탔이었다. 저녁에 마무리해서 올려야지 생각을 하고 노트북을 덮었는데 저녁 일정도 늦은 밤에 끝이 나 결국 어제는 글을 못 올린 것으로 결말을 맺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은 일어나는 게 왜 이리도 힘든지! 간 밤에 한 시간 단위로 잠을 깬 것이 이유라면 이유겠지만 확실히 나의 의지가 약해져 있었다. 이불을 박차고 나올만한 의지를 상실한 것이었다.
나는 목표를 세우면 반드시 달성하는 것이 습관이었기 때문에 그동안은 목표를 세우면 어떻게든 달성했는데 이번에 이렇게 무너지고 나니 정신을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오늘 아침에 핸드폰에서 삭제했던 '챌린저스'애플리케이션을 다시 다운로드한 후 3개의 챌린저스에 등록했다.
의지가 약해진 이유를 살펴보니 혼자서 무언가를 하는 것에 흥미가 떨어진 듯했다. 결혼하기 전에는 혼자서도 참 잘했는데 결혼하고 남편과 모든 걸 함께 하다 보니 혼자 하는 게 재미가 없어진 모양이었다. 쿠바에서 코로나 기간 동안 밖에 나가지도 않고 집에서 글 쓰고, 운동하고, 요리하면서 재미있게 살 수 있었던 것도 남편과 함께 해서였다.
커다란 달력을 만들어 매일 한 일을 기록하다 보니 8개월이나 지속이 되었고 시간이 멈춘 그 나라에서도 나름 시간을 알뜰하게 사용하려고 참 많이 노력했는데. 그렇게 해서 좋은 결실을 맺게 된 것도 생각해보면 남편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내가 힘들면 남편이, 남편이 힘들면 내가, 서로에게 긍정의 에너지를 주며 으샤 으샤 했기에 힘든 상황에서도 웃으며 하고자 했던 일을 꾸준히 할 수가 있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혼자 있으면 함께 할 때보다 의지가 약해지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 누군가가 옆에 있으면 자존심이 상해서라도 일을 하려고 노력할 텐데 혼자 있으면 별의별 핑계로 나를 합리화하고 그렇게 조금씩 미루다 보면 결국 목표 달성은 물 건너 가버리게 된다.
나도 사람이기에 이건 당연한 건데 한번 무너져버리면 다시 일어나는 게 힘드므로 얼른 빨리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고, 그것이 나에게는 챌린저스라는 어플이었다. 이 어플을 통해서 지난 9월에 60일간 브런치에 글쓰기 프로젝트를 무사히 마칠 수가 있었다. 이번에는 30일 프로젝트니까 혼자서 충분히 할 수 있을 거라 믿고 시작했는데 나를 너무 믿었나 보다. 훗
책상에 앉으면 눈앞에 매일 할 일들이 적혀있고 나를 자극할 만한 문구들이 떡 하니 보이는데 주말에는 이 책상에 앉기가 싫어진다는 게 함정이다. 쉴 때는 쉬어야겠지만 주말에 너무 느긋해지는 건 다시 한번 생각해보아야겠다.
작심 3일을 120여 번 하면 일 년 목표를 달성할 수가 있다고 했다. 목표를 한 번 달성하지 못했다고 해서 무너지는 게 아니라 그때부터 다시 시작하면 된다. 하지만 두 번은 무너지면 안 된다. 두 번째부터는 습관이 되기 때문이다.
오늘 내가 챌린저스 어플에 각 5만 원씩을 걸고 세운 목표는 세 가지이다.
*주 3일 블로그 글쓰기 - 매일 아침 글쓰기가 없어 이걸로 하지만 나는 매일 글을 쓸 테다.
*플랭크 하기 - 매일 하루에 두 번씩 하고 인증숏을 올려야 한다. 늘어나는 똥배를 위해서 다시 시작해본다.
*매일 산책하기 - 남산에 매일 가고 싶은데 이 또한 생각보다 쉽지 않아 이 목표에 돈을 걸었다. 나가는 게 힘들지 일단 운동화를 신고 나가면 신나게 걸으니까. 지난주에는 점심시간에 남산을 다녀왔는데 기분이 어찌나 상쾌하던지!
오프라인은 아니지만 온라인에서 돈을 걸고 한 약속이니, 반드시 지킬 테다. 의지가 약해질 땐, 챌린저스. 글 쓰고 나면 플랭크를 하고 점심때든 저녁때든 운동화를 신고 나가서 걷자. 그러고 나면 오늘 밤 잠자리에 누웠을 때 뿌듯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