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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이야기] 보이지 않는 장애를 위한 작은 배려

Hidden Disabilities Sunflower Program

by 꿈꾸는자

우리는 종종 장애를 겉으로만 판단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외형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그로 인해 일상 속에서 다양한 어려움을 겪는다. 내가 함께 수업을 듣는 친구 중에는 청각장애가 있어 수화 통역사가 함께 들어오는 학생이 있다. 이 학생은 때로 보청기를 착용하기도 하지만, 어떤 날은 착용하지 않아 겉으로 보기에는 도움이 필요한지 알기 어렵다. 한국 뉴스에서도 종종 접할 수 있는 사례 중에는, 눈에 보이는 장애가 없다는 이유로 필요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불편한 상황을 겪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지하철에서 눈에 보이는 장애는 없지만 앉아서 가야 할 수밖에 없는 상태인 사람들이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장애나 어려움을 가진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해 ‘Hidden Disabilities Sunflower Program’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 프로그램은 보이지 않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도움이나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을 주변에 알릴 수 있도록 돕는다. 첫 시작은 2016년 영국 런던의 Gatwick 공항에서였다. 당시 공항의 승객 자문 그룹(Advisory Group)은 보이지 않는 장애를 가진 승객들이 추가적인 지원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를 공항 직원들이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해바라기 무늬가 있는 목걸이나 배지를 착용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승객이 추가적인 시간이나 배려, 지원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직원들이 인식하게 되었고, 실제 서비스 제공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이 프로그램은 Gatwick 공항에서 시작된 이후, 전 세계 여러 공항과 기관으로 확산되었다. 현재 325개 이상의 공항과 다양한 기관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으며, 호주를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다. 이를 통해 보이지 않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공공장소에서 추가 지원과 이해를 받는다.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보이지 않는 장애 (hidden disability)의 종류는 아래와 같고, 언제든 포함되었으면 하는 게 있다면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분위기였다.


- 자폐 스펙트럼 장애 (Autism Spectrum Disorder, ASD): 사람과의 상호작용, 의사소통,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발달 장애
- 주의력 결핍 과다행동장애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ADHD): 집중력 저하, 과잉 행동, 충동 조절 어려움 등을 특징으로 하는 신경 발달 장애
- 뇌졸중 후유증 (Aphasia): 뇌졸중이나 뇌 손상으로 인해 언어 능력에 어려움을 겪는 상태
- 천식 (Asthma): 호흡기 질환으로, 기도 염증과 협착으로 인해 호흡 곤란을 겪는 질환
- 만성 폐쇄성 폐질환 (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COPD): 만성적인 기도 폐쇄로 인해 호흡이 어려운 질환
- 크론병 (Crohn's Disease): 소화관에 염증을 일으키는 만성 질환으로, 복통, 설사, 체중 감소 등을 유발할 수 있음
- 치매 (Dementia): 기억력, 사고력, 판단력 등의 인지 기능 저하를 특징으로 하는 질환
- 당뇨병 (Diabetes): 혈당 조절에 문제가 생기는 대사 질환으로, Type 1과 Type 2로 나뉨
- 난독증 (Dyslexia): 읽기, 쓰기, 철자 등에 어려움을 겪는 학습 장애
- 엘러스-단로스 증후군 (Ehlers-Danlos Syndrome, EDS): 결합 조직의 이상으로 인해 피부가 늘어나거나 관절이 과도하게 움직이는 질환
- 간질 (Epilepsy): 뇌의 전기적 활동 이상으로 인해 발작이 발생하는 신경학적 질환
- 섬유근육통 증후군 (Fibromyalgia Syndrome, FMS): 전신에 만성적인 통증과 피로를 동반하는 질환
- 기능성 신경학적 장애 (Functional Neurological Disorder, FND): 신경학적 증상이 있지만, 구조적 이상이 없는 상태
- 혈우병 (Haemophilia): 혈액 응고에 문제가 있어 출혈이 멈추지 않는 유전 질환
- 롱 코로나 (Long Covid): COVID-19 감염 후에도 지속되는 증상들이 나타나는 상태
- 루푸스 (Lupus): 면역 체계가 자신의 조직을 공격하는 자가면역 질환
- 편두통 (Migraine): 심한 두통과 함께 메스꺼움, 구토, 빛과 소리에 민감해지는 증상을 동반
- 근육통성 뇌염/만성 피로 증후군 (Myalgic Encephalomyelitis/Chronic Fatigue Syndrome, ME/CFS): 만성적인 피로와 다양한 신체 증상을 동반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이나 기관은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해바라기 무늬가 있는 아이템(목걸이, 배지 등)을 신청할 수 있다. 아이템은 무료로 제공되며, 착용함으로써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필요를 알릴 수 있다.


내가 이 프로그램에 대해 알게 되고 홈페이지를 들어가보게 것도, 공부하고 있는 대학에서 이 프로그램을 교육하고, 보이지 않는 장애가 있는 학생과 그 학생들을 돕고자 하는 서포터들에게 목걸이(Lanyard)를 제공하여 캠퍼스 내에서 적절한 도움과 지원이 제공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작은 변화가 조금 더 포용적인 대학 문화로 이끌고 있으리라 믿으며, 더 많은 이들이 참여할 수 있길 바란다.


홈페이지:

https://hdsunflower.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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