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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지] 상상만 하던 hollywood sign을 보다

hollywood sign까지 걸어서 왕복 10시간

눈을 감았다가 뜨니 la 항공이다. 


광활한 대지가 펼쳐지고 높은 빌딩이 없는 걸 보니 확실히 우리나라는 아니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또다시 걱정이 밀려왔다. 


잘할 수 있을까. 괜찮을까. 


이번 미국행은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  

존경하는 선생님과 교수님. 그리고 소중한 나의 언니들과 친구들.  

안될 것만 같던 미국행이 이분들로 하여금 올 수 있었다. 


한국에서 처럼 첫날부터 일정으로 가득 채워 넣으려다 잠시나마 휴식을 줘야겠다 생각했다. 

나에게 있어서 휴식은  생각정리였다. 


목표에, 현실에 쫓기듯 보내왔는데  오히려 기회가 생길수록 길을 잃어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맞는 길인지 아닌지, 내 꿈을 좇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게, 가까운 사람 눈에는 아직도 허상만 쫓고 희망고문이라며 만류하는 현실을 놓고 두발이 붕 떠있는 것 같았다.  


숙소에 짐을 풀고 구글맵을 켰다. 


미국에 출발하기 전 딱 한 가지만 생각했다.  

LA 가면  LA 있는 4일 동안 매일 HOLLYWOOD SIGN을 가자. 


하루라도 빠짐없이 가면 내가 지금 벌려놓은 일들에 있어서 생각정리가 많이 이뤄질 것 같았다. 



그렇게 운동화를 동여매고 숙소를 나섰다. 


그렇게 3시간 넘게 걸었을 까, hollywood park에 도착했다. 

많은 관광객이 있는 걸 보니 포토존이었다.  그냥 지나쳐 갈까 하다 나도 사진을 찍었다. 




hollywood sign을 보는데 뭔가 믿기지는 않았다. 사진과 영상으로만 보던 간판이 저거구나. 싶었다. 

그렇게 저 정상을 위해 걸음을 옮겼다. 


가는 길목마다 두 갈래의 길이 나타났다  첫 입구에선 hollywood  가는 길 표시가 되어있었는데  갈수록 표시가 없었다. 


간판이 있으면 간판을 보고, 없을 땐 내려오는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다. 

또 30여분을 걸어 올라갔을 까  두 갈래길이 나왔다.  이번에도  내려온 한 여자분에게 물어보았는데 내가 왔던 길로 다시 돌아가라고 했다.  


나는 입간판 있는 곳 (정상)까지 가고 싶다고 했는데,  내가 왔던 길로 가야 한다고 강력하게 말했다. 

고민하다  내려오고 있는 다른 사람에게 물었다. 

그분은 입간판까지  자신이 내려온 곳으로 그대로 keep going 하라고 하셨다. 


그분의 도움으로 다시 걸어 올라가는데  문득 지금 내가 걷고 있는 이 순간들이  내 삶과 같다고 생각했다. 



지금 모델과 배우, 사업 등 내가 하고  있는 게 맞는가 아닌가 라며 끊임없이  양갈래의 길이 주어지는데,  hollywood sign으로 가는 하나의 목표를 가기 위해서도 무수히 많은 두 갈래 길을 만났다. 


그럴 때마다 이 길이 맞냐고  앞서 간 선배들에게 질문을 한 부분에 있어서도 나 또한 지금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있어서 내가 따르는 멘토님들에게 조언을 들으며 나아가고 있다.


길을 가다가 나에게 정말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얘기를 하는데, 그 속엔  내가 가고자 하는 길에 전혀 반대되는 얘기가 맞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아까 나에게 뒤로 돌아가라며 했던 사람이 문득 떠올랐다. 


정상까지 가는 길에 있어서  웬 줄이 있지 하고 더 가까이 같더니  뱀이 있었고, 저 동글동글 한건 뭐지 싶어서 다가섰더니 말똥들이 있었다.  아마 내가 나아가고자 하는 길에 있어서 생각지도 못한 이벤트가 발생하는 것이라 생각되었다. 


두 갈래 길중 왼쪽길은 좀 더 올라가는 길이고 오른쪽 길은 hollywood sign과 반대되는 길이어서  느낌상 왼쪽으로 갔다. 그렇게 30분을 걸었는데 오히려 막다른 길이 나오기 시작하다가 길이 끊겼다. 분명히 가까워지고 있다 생각했는데 허무했다. 지쳐서 숙소로 내려갈까 하다 목표를 설정했는데 끝까지 간다는 생각으로 다시 양갈래길로 내려왔다. 그런 후  반대길로 가는 것 같던 오른쪽길로 향하기 시작했다.  가다 보니 오른쪽길에선 살짝 오른쪽으로 굽어지기 시작했고 hollywood 쪽으로 가는 길이 맞았다.  


여기서도   내가 포기하면 여기서 끝나는 거지만, 다시 돌아가더라도 틀린 부분은 바로 잡고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니 결국 이뤄나가고 있구나라고 생각했으며 


걸어서  약 1시간이 넘어서까지 hollywood sign은 안 보였는데 딱 한 고개를 더 넘어가는 순간부터 저 멀리서 H란 단어가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의 모습 또한 열심히 올라가고 있기에  앞이 안 보인다고 하지만 꾸준히 나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이 한 계단만 넘어서는 순간 조금씩 보일 것 같았다. 


그렇게 hollywood sign 간판까지 도착했다.


정상에선 저 멀리 down town도 보이고 la가 한눈에 들어왔다. 광활한 지평선까지 볼 수 있었다. 


갑자기 눈물이 났다. 왜 그런지 말을 할 수 없었는데,  나를 감싸는 햇살, 솜털까지 간질이는 바람, 끝도 없이 보이는 LA의 풍경. 한없이 내가 작아지면서도 작은 내가 이렇게 땅을 딛고 서있구나 라며 느껴졌다.


아직 뭔가를 끝낸 건 아니었지만 가슴이 뚫리는 느낌을 받았다. 


한국에서 치열하게 살면서, LA에 와 처음 느껴보는 후련함이었다. 


무작정 기다려야 하는 모델, 배우라는 직업이 소중하면서도 딸로서 역할을 전혀 못하고 주변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는 생각에 작아지기만 했는데 그럼에도 지금처럼 나만의 길을 써왔듯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 돌아간 후 다시 오게 될 hollywood sign위의 나의 모습이, 

  오늘 내가 새로 마음을 가진 것처럼  앞으로가 기대된다 


JUST DO IT, THEN DO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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