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숍에 앉아 있는 2시간 동안 세 명의 배달 기사를 보았다. 문득 20대 시절이 떠올랐다. 그때는 일하는 중일때라 스타벅스에서 배달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며 사다리 게임을 하곤 했다. 그 시절 스타벅스는 비싼 커피의 상징이었고, ‘맘충’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날 정도로 사회적 이슈의 중심에 있었다. 이후 사이렌 오더라는 앱이 등장하면서, 스마트폰으로 커피를 주문하는 것이 일상화되고, 드라이브 스루에서 자동 결제가 가능해지면서 커피 소비 문화도 크게 달라졌다. 물론 모든 변화가 스타벅스에서 시작된 것은 아닐지 모르지만, 적어도 내 기억 속에서는 이 모든 것이 스타벅스로부터 비롯된 것처럼 느껴진다. 아마 그래서 다른 커피숍보다도 여전히 별다방이 더 좋다.
스타벅스의 매력은 단순히 커피 한 잔에 그치지 않는다. 그중 하나는 바로 주문자명이다. '나는 라떼만 먹어'님의 아메리카노 주문이나 '왕밤빵왕밤빵왕밤빵'님의 아이스 바닐라 라떼처럼, 창의적이고 재치 넘치는 이름을 듣는 재미가 있다. 직원들이 이런 이름을 부를 때의 고충이 느껴지긴 하지만, 그 순간은 모두에게 웃음을 자아내곤 한다. 이런 작은 재미들이 모여 스타벅스만의 독특한 문화를 만든다.
또 하나의 매력은 여름과 겨울 시즌에만 진행되는 프리퀀시 제도다. 음료를 마실 때마다 스탬프를 찍어주고, 이를 모아 다이어리나 비치타올 같은 시즌 한정 상품을 받을 수 있었다. 나도 한창 스타벅스 덕후였을 때, 친구들과 프리퀀시 스탬프를 주고받으며 다이어리도 받고 비치타올도 모았던 기억이 난다. 이후 다른 커피숍들도 비슷한 이벤트를 시작하면서 프리퀀시의 인기가 다소 줄긴 했지만, 여전히 마음에 드는 상품이 나올 때면 오픈런을 할 정도로 열정적인 사람들이 많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 역시 다양한 커피숍을 경험하고 새로운 맛을 찾아다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스타벅스를 찾는 이유는 그 익숙함과 편안함에서 오는 추억 때문일지도 모른다.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느끼는 그 잠깐의 여유가 삶의 소소한 즐거움이 되고, 그것이 커피의 진정한 매력이 아닐까 싶다. 어디서 마시든, 누구와 함께하든 중요한 것은 그 순간을 온전히 즐기는 나 자신이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커피 산업에 관한 뉴스에 따르면, 배달 서비스와 프리퀀시 같은 마케팅 전략이 커피 소비의 주요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특히 스타벅스의 프리퀀시 이벤트는 여전히 많은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그 인기는 식지 않고 있다. 하지만 다른 커피 브랜드들도 자체적인 마케팅과 배달 서비스를 강화하며 커피 시장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커피를 단순한 음료가 아닌 '경험'으로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결과다. 결국, 커피는 그 맛뿐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추억과 경험까지 함께 소비되는 시대에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