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세 달 동안 약 20여 곳의 출판사에 'IT 엔지니어로 살아남기' 출간 기획서를 제출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대부분의 출판사들은 답변조차 없었고, 단지 3 곳만이 완곡한 거절의 의사를 표현하였습니다. 투나미스 출판사는 '카카오페이지 실용도서 공모전'에 도전해 볼 것을 제안했지만, MBA 해외 집중 과정 참가로 인해 응모를 하지 못했습니다. 김영사는 비슷한 책의 판매량이 저조하여 출판 의사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다시 한번 작가와 출판사가 책을 만드는 목적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작가는 좋은 책을 만들고자 하고, 출판사는 잘 팔리는 책을 만들고자 합니다.
작가는 책을 잘 만들고자 하고,
출판사는 책을 잘 팔고자 한다
출간 기획서의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대상 독자층이 적다면 출판사는 책을 만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잠시 동안 책을 출판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지를 고민했습니다. 지금으로써는 책을 기획출판, 공동출판, 자가 출판, 자비출판 중에서 어떤 방식으로 만들지는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책을 만들기 위해서 워드 형식의 원고를 완성하기로 하였습니다.
2019년 8월 21일 브런치는 '브런치북 만들기' 기능을 출시했습니다. 기존의 브런치 매거진은 끝나지 않은 연재를 하는 것이고, 브런치북은 연재가 완료된 내용들의 완성본입니다. 즉, 출판하기 위한 책 내용의 일부이거나 전부입니다. 브런치북으로 한 번 만들어지면 제목은 수정할 수가 없고 내용만 편집이 가능합니다.
며칠 전 'IT 엔지니어로 살아남기' 브런치북을 만들다 보니 몇 가지 문제가 발견되었습니다. 브런치 매거진의 글들은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제목과 내용이 연재형식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원고 자체가 책을 낼 수 있는 수준으로 퇴고가 되지 않았습니다. 급한 마음에 덜컥 브런치북으로 만들었다가는 연재도 책도 아닌 어중간한 형태가 됩니다. 브런치 매거진의 글들을 책의 형식에 맞게 재편집을 한다면 많은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였습니다. 결국 책의 원고를 먼저 완성해야합니다. 그리고 나서 책의 첫 부분이나 가장 재미있는 부분을 발췌하여 한 시간 정도 읽을 수 있는 분량의 브런치북을 만드는 것이 쉬워보였습니다. 브런치북은 전자책의 1권 같은 느낌입니다. 독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용도나 시장성을 확인하는 용도로 사용하기 좋을 것입니다.
브런치북은 책의 원고를 만들고
책의 시장성을 확인하는 수단으로 쓰기로 하다
브런치 매거진에서 다운로드한 원고는 350페이지가 넘었습니다. 필자가 직접 그리지 않은 그림과 직접 찍지 않은 사진을 제외하고 원고를 다듬으면 250페이지 정도가 될 것입니다. 여기에 추천사, 프롤로그, 에필로그 등을 넣으면서 290페이지 정도 마감할 것입니다.
원고를 직접 쓰다 보니 출간 기획서의 차례보다 내용이 방대해졌습니다. 실제로 책으로 만들다 보니 빠진 내용이 많았고, 엔지니어들에게 진정 도움되는 내용을 추가하고 싶었습니다. 책은 원고로 시작해서 원고로 끝납니다. 올해 안으로 책을 발행하기 위해서는 더 열심히 원고를 수정하고 정리해야 합니다. 퇴고가 완료되는 시점에 출판의 형식을 결정할 것입니다.
완벽한 원고 없이는
책을 만들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