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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인하트 Aug 21. 2021

56. 논문의 속도 (1/3) - 시작이 먼저다

   8월 1일에 종강하면서 3월부터 시작한 5개월의 첫 학기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판데믹은 대학원 박사 과정에게도 여러 가지 영향을 미쳤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학생들은 학교에 거의 출석하지 못했고, 동급생끼리 회식도 못했습니다. 이것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일상입니다. 


   학생들은 종강하는 날 간단하게 랜선 파티를 하였고, 일정이 없는 절반 정도의 학생들이 각자 집에서 맥주나 와인을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와 직장인 박사 과정을 다니는 이유를 나누었습니다. 직장인 박사 과정을 다니는 이유는 저마다 달랐지만, 졸업에 대한 불안감과 걱정은 똑같았습니다. 졸업에 대한 걱정은 논문으로 귀결되었습니다. 



논문 주제를 고민하다

   입학 당시 학생들은 연구 주제와 논문의 방향을 정하고 입학하였지만, 학기 내내 양적 연구 방법론과 질적 연구 방법론을 배우면서 논문 주제와 연구 방법을 처음부터 다시 고민하였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습니다. 알면 알수록 논문 주제를 정하기가 더욱 힘들었습니다. 


   확실히 학기 중에 논문을 읽은 학생들은 논문 주제가 구체적이었습니다. 자신의 주제 앞에 놓인 거대한 벽에서 자신의 벽돌을 어디에 놓아야 할지를 아는 듯했습니다. 반대로 논문을 읽지 않은 학생들은 무엇을 해야 할지를 몰랐습니다. 필자는 수업을 쫓아가기에도 벅차 논문을 읽지 못했습니다. 


   논문 주제를 깊이 생각한 동기들의 카카오톡 채팅방의 메시지를 볼 때마다 자극을 받았습니다.  한 달 간의 짧은 방학 동안에 필자는 스마트워크와 하이브리드 워크라는 커대란 주제에 대한 다양한 논문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논문을 읽으면서 어렴풋이 논문 읽기를 강조한 교수님들의 의도를 알 수 있었습니다. 논문 주제를 정하지 못한 이유는 자신의 벽돌을 어디에 쌓아야 할지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같은 주제의 논문들이 벽이라면 기존 벽이 어디까지 있는 지를 알아야 단 한 장 자신의 벽돌을 놓을 수가 있습니다. 



  논문 주제를 정하지 못한 이유는
논문을 충분히 읽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수님과 논문의 방향을 정하다 

   논문을 읽으면서 필자도 자신의 벽돌에 대해 생각하였습니다. 어느 정도 방향이 잡히면서 질적 연구 방법론에 대한 이해가 깊은 고영희 교수와 면담을 하였습니다. 고영희 교수는 MBA 과정에서 지적 재산권 과정을 가르쳤습니다. 또한, 필자가 책을 쓰기 시작한 것도 고영희 교수의 수업을 듣고 지적 재산권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처음 책을 쓰고 나니 다음 책들은 쉽게 쓸 수 있었습니다.  


   고영희 교수는 필자의 의견을 들으시고 필자가 생각하는 주제를 논문으로 담을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문헌 연구의 중요성과 논문을 직접 쓸 것을 강조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여러분들은 각 분야의 전문가입니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논문 주제를 상당히 빨리 정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핫하고 좋은 주제를 가지고 문헌 연구를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문헌 연구는 모든 논문의 시작입니다. 나중에 사례 연구나 양적 연구로 발전시키는 것은 쉽습니다. 생각을 글로 정리하지 않으면 논문이 될 수 없습니다.   


   교수님과 대화하면서 어렴풋이 논문의 방향을 정할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에게서 받은 느낌을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면 화살과 과녁에 대한 이야기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점수를 많이 내는 방법은 과녁에 화살을 많이 쏘거나 화살이 많이 꽂힌 곳에 과녁을 그리는 것입니다. 


 과녁에 화살을 많이 쏘거나 
화살이 많이 꽃인 곳에 과녁을 그리거나 


지도 교수를 정하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은 다른 대학원들과 지도 교수 체제가 약간 다릅니다. 다른 대학원은 지도교수를 정하고 입학을 하지만, 서울과학종합대학원은 입학 후에 지도교수를 정합니다. 다른 대학원은 지도교수를 변경할 수 없지만, 서울과학종합대학원은 학생의 의사에 따라 지도교수를 변경할 수 있습니다. 또한, 논문을 지도하는 지도 교수와 연구 방법론을 지도하는 교수가 따로 있습니다. 논문에 필요한 양적 방법론을 설계하는 것부터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을 단계별로 도움을 줍니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은 박사 과정 학생들이 좋은 논문을 쓸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을 하는 편입니다. 


   고영희 교수님은 논문 주제가 정해졌을 때 최대한 빨리 초안을 완성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논문을 쓰는 과정을 소홀히 하다가 졸업을 못한다고 하였습니다.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배우는 것이 많으므로 현재의 방향에 맞추어 문헌 리뷰를 한다는 생각으로 논문으로 정리하기로 하였습니다. 


      필자는 코스워크를 마무리하고 논문을 쓰면서 지도 교수를 정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교수님은 논문 지도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지도 교수 지정이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필자는 간단히 고민 후에 고영희 교수님에게 정중히 지도 교수를 부탁을 하였고, 고영희 교수님은 흔쾌히 수락하였습니다. 



논문을 쓰기 시작하다

   세상 일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필자는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논문 주제도 정하지 못했지만, 논문을 읽으면서 방향을 정할 수 있었고, 전체 그림을 그린다는 생각으로 문헌 리뷰 위주의 논문을 쓰기로 했습니다. 초안이 완성하고 지도 교수님에게 다시 지도받기로 하였습니다. 논문을 빨리 쓰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다 보니  앤드류 응이 추천한 학습 알고리즘 개발 방법론이 떠올랐습니다. 


   그는 무조건 24시간 안에 동작 가능한 간단한 학습 알고리즘을 구현하라고 조언합니다. 초기 버진이 너무 단순하거나 대충 만들어도 상관없습니다. 초기 버전은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알려주는 가장 강력한 도구입니다. 무조건 맨 땅에 헤딩하는 것이 무식해 보여도 잘못된 직감에 의존하는 것보다 훨씬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합니다. 


   논문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장 간단한 초기 버전의 논문은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알려줄 것입니다. 목차와 논문 구성만 고민하다가 시간을 보내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최대한 빨리 가장 단순한 형태의 논문을 쓸 것입니다. 완성도 높은 논문은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초안은 빠른 속도로 써보기로 합니다. 

박사 과정 첫 학기를 마치니 보이는 것들이 있다


앤드유 응의 학습 알고리즘 개발 방법론에 따라
최대한 빨리 가장 단순한 형태의 논문을 쓰자

박사 과정 첫 학기를 마치니 보이는 것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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