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 과정 1 학기에 배운 것들
드디어 서울 과학종합대학교의 직장인 박사 과정 첫 학기가 끝났습니다. 첫 학기를 3월 6일 첫 강의를 시작으로 8월 1일에 종강하기 까지 약 5개월 동안 진행하였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판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작되기 전까지 필자는 학교에 출석하여 격주마다 토요일 8시간과 일요일 8시간을 공부하였습니다. 직장인 박사과정을 다니는 것은 쉽지 않지만, 지나고 나면 할 만합니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의 박사과정은 목표가 분명합니다. 입학생들을 이미 각 분야의 전문가라고 가정하고, 경영학 논문을 쓸 수 있도록 지도합니다.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경영학 주제를 읽어내고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을 접목합니다. 첫 학기는 자신의 전문성을 논문으로 풀어내는 방법을 집중적으로 가르칩니다. 논문을 쓰기에 앞서 논문을 읽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먼저입니다. 논문을 읽으면서 전문성을 강화하고 논문 쓰는 방법을 익힙니다.
박사는 논문으로 말한다.
일반 대학원이 논문을 쓰는 법을 잘 안다고 가정하고 전공분야를 가르치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일반 대학원 직장인 과정은 자신의 전문분야를 더 깊게 공부하는 직장인에게 적합하고, 서울과학종합대학원의 직장인 과정은 자신의 전문분야를 경영학과 접목하여 논문으로 풀어내는 직장인에게 적합합니다. 또한,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의 박사 과정은 경영학과 또는 MBA를 마친 분들이 유리합니다. 실제로 경영학과나 MBA를 다니지 않은 분들은 경영학 필수 과목을 틈나는 대로 들어야 하기 때문에 바쁩니다.
첫 학기는 대학원 박사 과정에 적응하고 논문을 쓰는 방법에 대한 공부입니다. 지난 5개월 동안 총 7과목을 배웠습니다. 과목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첫 학기를 마치면 자신의 전문 분야 논문을 읽을 수 있는 수준에 다다릅니다.
1) 연구 조사 방법론 (15시간, 조동성 교수)
연구 주제는 독자성이 있고, 연구 방법은 객관성을 담보하고, 연구 결과는 가치성이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전공분야 별로 연구 주제는 다릅니다. 심리학은 인간의 생각과 행동이고, 정치학은 권력(Power)이고, 경제학은 거래(Transaction)이고, 경영학은 기업(Firm)입니다.
과학은 우리의 삶을 미래로 이끌어주는 틀이고, 과학은 연구를 통해 성립하고, 연구는 논문을 통해 축적되고, 가설은 논문으로 증명합니다. 연구를 하기 위해 기존 논문을 분석하고 탐구하는 것은 필수입니다. 조동성 교수는 논문과 가설, 연구 방법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을 합니다. 연구는 크게 질적 연구 방법론과 양적 연구 방법론으로 나뉘고, 연구 방법론은 실험, 조사, 관찰, 문화 기술 방법으로 나뉩니다.
또한, 조동성 교수는 SERM 모델을 설명합니다. 기업 또는 조직은 주체(Subject), 환경(Environment), 자원(Resource)을 투입하여 경영 성과를 만듭니다. 메커니즘은 투입물을 결합하여 경영 성과를 만드는 경영 프로세스입니다. 메커니즘 기반 관점은 기업의 현재 성과 또는 현재의 모습이 나타난 원인을 설명하기 위해 메커니즘을 분석합니다. 조동성 교수는 SER 중심에서 네 번째 요소인 메커니즘을 발견하고, 메커니즘 기반 관점을 발전시켰습니다.
2) 통계학의 이해 (30 시간, 박정열 교수)
통계학은 양적 연구 방법론을 이해하기 위한 필수 과목입니다. 통계학에 대한 기본 이론과 통계를 위한 프로그램 SPSS(Statistical Package for the Social Sciences)를 배웁니다. SPSS는 IBM이 배포하는 통계 분석과 데이터 마이닝에 사용하는 통계 분석 프로그램이자 사회 과학을 위한 통계 패키지입니다. 경영학 및 사회과학 등의 분야에서 설문 조사 및 통계 분석에 SPSS는 강력한 성능을 발휘합니다. SPSS는 양적 연구 방법론을 사용하는 논문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또한, 통계적 가설 검정에서 반드시 귀무가설과 대립 가설을 설정하고, 가설을 채택할지 또는 기각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확률에 따라 결정합니다. 귀무가설(영가설)은 모집단의 특성이 참이라고 제안하는 주장이고, 대립 가설은 귀무가설이 거짓일 때 대안으로 참인 가설입니다. 예를 들면, 귀무가설이 '대한민국 남성의 평균 키는 180cm와 같다'일 때, 대립 가설은 '대한민국 남성의 평균 키는 180cm와 같지 않다'입니다. 가설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지를 확인하기 위한 유의 확률 p값을 배우고, 정규분포, t 분포, 카이제곱 분포, f분포 등을 공부합니다.
3) AI와 경영과학 I (15시간, 김문수 교수)
경영학에 인공지능 (AI, Articicial Intelligence) 기술을 더합니다. 단순 통계를 넘어 데이터 마이닝, 머신러닝과 딥러닝으로 이어지는 기술들이 경영학 논문과 경영 사례에 어떻게 적용되었는 지를 집중 탐구합니다. 기존의 경영이론이나 경영 연구를 데이터 마이닝과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한 연구 방법론으로 다시 평가하는 논문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예를 들면, 범죄 발생 위험 지역 예측을 기존 통계 방법이 아니라 머신러닝 기법으로 다시 예측 및 평가합니다.
또한, 김문수 교수는 조동성 교수는 메커니즘 기반 관점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인공 신경망과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오늘날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을 활용한 수많은 사례를 설명하면서 인공지능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경영 과학을 이야기합니다.
4) 통계학 이론 연구 (15시간, 설현수 교수)
통계학 심화과정입니다. 박정열 교수의 통계학의 이해가 SPSS 프로그램을 다루고, 설현수 교수의 통계학 이론 연구는 자모비 (Jamovi) 프로그램을 다룹니다. 자모비는 SPSS의 공개 오픈 소프트웨어 버전이지만, 기능은 똑같고 디자인은 훨씬 더 뛰어납니다. 통계학의 기본 용어와 이해를 바탕으로 기술 분석과 추리 통계를 상세히 다룹니다.
그러나, 통계학의 이해 15시간과 통계학 이론 연구 15시간을 합해 30시간을 배웠지만, 통계학은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통계학을 모두 다루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고, 양적 연구 방법론을 채택한 논문을 읽을 수 있는 수준으로 배우기도 어렵습니다. 통계학을 처음 접한 많은 분들은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5) 머신러닝과 경영과학 (15시간, 김성민 교수)
경영학에 인공지능 (AI, Articicial Intelligence) 기술을 더합니다. 김문수 교수의 AI와 경영과학 과목이 입문과정이라면, 김성민 교수의 머신러닝과 경영과학은 실습과정입니다. 경영에 머신러닝과 인공지능을 접목하기 위해 오렌지(Orange)라는 프로그램을 공부합니다. 오렌지는 오픈 소스 기반의 머신러닝 및 데이터 시각화 프로그램입니다. 코딩을 몰라도 데이터만 있다면,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을 적용한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김성민 교수는 학생들과 텍스트 마이닝, 텍스트 마이닝, 이미지 분석, 시계열 분석 등을 직접 실습합니다. 코딩에 대한 설명 없이 직접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데이터를 이용하여 머신러닝의 적용 가능성을 확인합니다.
6) 시스템 다이내믹스 (15시간, 신호상 교수)
신호상 교수는 시스템을 정의하고, 시스템의 동작 방식을 인과 지도(CLD, Causal Loop Diagram) 그리는 법을 가르칩니다. 시스템은 특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상호 작용하는 구성요소들의 결합입니다. 시스템은 단순하게 입력을 처리하고 출력하고, 결과를 바탕으로 피드백을 입력으로 전달하는 구조입니다. 요소들 간의 원인과 결과를 나타내는 인과 지도는 Vensim이라는 프로그램을 활용합니다.
7) 질적 연구방법론 (30시간, 고영희 교수)
연구 조사 방법론은 크게 양적 연구 방법론과 질적 연구방법론으로 나뉩니다. 첫 학기의 5 과목은 모두 양적 연구 방법론을 다루었고, 마지막 질적 연구 방법론을 다룹니다. 양적 연구 방법론은 모두 프로그램을 다루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하지만, 질적 연구 방법론은 논문의 구성에 집중합니다. 질적 연구 방법론은 문화 기술지, 근거 이론, 사례연구, 현상학적 연구, 실행 연구, 내러티브 연구 등이 있습니다. 질적 연구 방법론에 대한 정의와 논문 사례를 다룹니다.
특히, Q 방법론을 활용한 연구조사 방법을 실습합니다. 학생들에게 재택근무의 장점과 단점을 질문하고 답변을 모아 적절한 항목은 선택하고, 항목들 간의 연관성을 분석합니다. Q 방법론은 요인 분석을 위한 대안적 연구 방법으로 사람들의 주관성을 객관화하는 분류 유형론입니다. Q 방법론은 주제를 선정하고 주제와 관련된 항목을 수집하고, 표준 분포에 따라 항목을 나열합니다. Q 방법론은 가설을 발견하는 선행연구로써는 매우 뛰어난 가치를 가지지만, 가설 검증 방법으로는 적당하지 않습니다.
학생들은 첫 학기에 정말 많은 7 과목을 배웁니다. 학생들은 어렴풋이 자신의 논문 주제가 있고, 수업이 끝날 때마다 자신의 논문 주제에 필요한지 아닌지를 고민합니다. 어떤 학생들은 질적 연구 방법론을 선택하고, 어떤 학생들은 양적 연구 방법론을 선택합니다. 하지만, 학생들은 2~3개의 논문을 학술지에 출판해야 졸업할 수 있기 때문에 질적 연구 방법론에 대한 논문과 양적 연구 방법론에 대한 논문을 모두 쓸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양적 연구 방법론에 대해 배우면서 SPSS, 자모비, 오렌지, 벤심 프로그램을 배웠습니다. 모든 프로그램을 잘 다룰 수는 없기 때문에 자신의 연구 방법론에 사용할 툴을 한 두 가지 선택해야 합니다. 필자는 머신러닝을 공부할 때 코딩이 매우 쉬운 옥타브와 매트랩을 배웠지만, 오렌지 프로그램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대학원에서 배운 여러 가지 프로그램은 공부와 논문 작성에 큰 도움이 됩니다.
첫 학기를 지나면서 논문 작성을 시작한 학생도 있고, 논문 주제조차 정하지 못한 학생도 있습니다. 전자에 속한 학생들은 빠른 졸업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입니다. 필자는 입학 전에는 전자가 목표였지만, 입학 후에는
2년의 코스웍과 논문을 동시에 쓰는 학생들이 부러울 뿐입니다. 학생들은 저마다의 속도로 졸업합니다
졸업이라는 목표는 모두 같지만,
논문 쓰는 속도는 모두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