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국 출산기 2

아날로그로 예정일을 알다

by 링고빙고 LingoBingo

나는 30대 초반에 첫 아이를 임신했다.
임신 사실을 확인하고 “이제 의사를 만나야지!”라는 생각으로 GP에 전화했지만, 돌아온 답은 조금 예상 밖이었다.
“의사는 안 만나셔도 되고요, 미드와이프 (midwife)와 예약을 잡아드릴게요.”


영국의 출산 시스템은 한국과 달리 의사가 아닌 ‘미드와이프 (midwife)’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것이 기본 구조다.

미드와이프는 임신 확인부터 출산 후 초기 관리까지 산모의 전 과정을 전담하는 전문 의료인으로, 영국에서는 국가자격을 갖춘 독립적인 의료 직군이다.

특히 ‘저위험 임산부’는 GP나 산부인과 전문의를 만날 필요가 거의 없이, 정기 검진·생활 상담·출산 준비 교육등 대부분의 케어를 미드와이프를 통해 받게 된다.

의사 진료는 고위험 판정이나 추가 검사가 필요할 때에만 연결된다.


며칠 뒤, 첫 미드와이프 상담 날.
간단한 소변검사를 하고, 임신 테스트기로 임신을 재차 확인한 뒤 마지막 생리일을 물어보더니 갑자기 종이로 된 둥근 디스크를 꺼내는 것이 아닌가. (참고로 Pregnancy wheel이라고 부른다.)

Pregnancy Wheel, 이런게 존재하는지 몰랐음

미드와이프는 그 종이 바퀴를 휙휙 돌려 출산 예정일을 바로 알려주었다.
21세기에 출산 예정일을 아날로그식 종이 바퀴로 알게 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그날의 예상치못한 충격(?)은 지금도 아주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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