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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 Oct 01. 2016

오랜만에 쓰는 이유

좀처럼 아무것도 쓰지 못하고 있다. 펜을 잡고 있어도 한 일들만 나열하게 된다. 머리속에 맴도는 생각은 있지만, 그것이 단어의 조합이 되어 문장으로 뱉어지지 못한다. 이유를 생각해보자면 1) 생각은 많지만 좋은 생각으로 발전시키기 어렵다 2)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은 있지만 시간을 내기 어렵다 3) 생각과 시간을 가지고 책상앞에 앉아도, 문장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1)-2)-3)이 반복되다보니 정리되지 않은 생각이 쌓이고 엉켜 1)이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그래서 오늘은 1) 2) 3)을 차근차근 생각해보려고 한다. (는 뻥이고 그냥 생각나는대로 쓴다)


1. 왜 좋은 생각으로 발전시키기 못하나?
root cause에 발목이 잡히고 있는 것 같다. 좋은 생각이라고 한다면 "이전에는 몰랐던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 생각을 실천하며 사는지는 별개로) 본질적인 것 치고 세상에 새로운게 있는지 모르겠다. 살아가는데 중요한 말은 전부 예수님이나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아 공자님도. 무엇인가 쓰려고해도 "써서 뭐하나 이미 사람들은 알고 있고, 말하기에도 새로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든다. 가령, 영수와 몇시간 목쉬어가며 이야기했던 깨달음에 대한 이야기도 전부 "원효대사 해골물"이라는 두 단어로 요약되어버린다. 그렇게 쉽고 편리한 방법이 있는데, 나는 왜 써야 한단말인가.

2. 생각은 있지만 시간을 내기 어렵다
사실 이건 핑계다. 나도 안다.

3. 문장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가장 큰 이유는 쓰기에 적합하지 않은 문장만 잔뜩 써내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기계와 달라서 여러 모드를 저장해놓고 그때그때 꺼내서 쓰지 못한다. 하나의 모드로 시간을 오래 쓰다 보면, 다른 모드가 옅어지게 된다. 내가 쓰는 문장은 대부분 메신저와 메일을 통해 나가고 있다. 짧은 글은 메신저에, 긴 글은 메일에 쓰게 된다. 하지만 이들은 공적인 영역이라 아무래도 사용하는 언어나 문체가 다르다. 문장에 장난을 넣지도 못하고, 솔직한 마음을 쓰지도 못한다. 그리고 그런 문장만 하루에 수십장을 적어내고 있다.

자 그렇다면. 어쩔건데? 어쩔건데에 대한 답은 .... 나중에 생각해봅시다. 한번에 생각을 많이 하다보면, 나중에 할 생각이 없어질까봐 걱정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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