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d May 26. 2016

그때는 이럴줄 몰랐지

Shibuya


 외국어고등학교를 다녔다. 중국어과를 지원했지만, 배치고사를 못봐서 일본어과가 되었다. 우울했다. 삼년내내 일본어를 배웠지만, 일어과에 가지도 않았고, 일본어를 쓰면서 살게될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본이 본사인 회사에 다니고, 일본에서 잘나가는 서비스를 하고, 일의 절반은 일본어로 된 문서를 읽고, 한달에 일주일은 도쿄에온다. 일본어때문에 이 회사에 온건 아닌데, 왔더니 몰랐다면 어쨌나 싶다.

 그냥 그렇게 연결되는게 있다. 계획같은건 없이 사는데, 그때그때 해둔게 언젠가 도움이된다. connecting the dots라고 하지만, 반대로 dots are being connected. 삶의 점들이 알아서 연결되며 궤적을 그린다. 뒤를 보지도, 앞을 보지도 않고 사는데 그냥 다 연결된다. 나쁘지는 않다. 다음의 점이 뭐가 될까, 찍을수 있기는 할까 불안하긴 하다.

 이제는 조금 아는 것 같다. 방향이나, 옛날에 찍은 점 같은건 중요하지 않다. 그냥 지금 있는 곳에 제대로된 점을 찍으면된다. 예전에 찍은게 어떻게든 연결되고, 나중에 찍게될 뭔가에 연결될거다. 재미있다.

작가의 이전글 이륙과 착륙과 하루하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