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친절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어요.
저도 그 중 하나인듯 합니다.
길을 가다가 가방이 열려있는 사람에게,
옷에 너무 큰 얼룩이 묻은 이에게
원피스의 지퍼가 열린 행인에게.
그들이 보지 못한 현재 상황을 알려주죠.
저의 남편은 그런 저의 친절이 불필요하다고 늘 강조합니다.
세번 중에 두번만 참고 말하지 그러느냐고.
가방이 열린 이는 내가 짐을 도둑질하지 않았는지
옷에 얼룩이 생긴 이는 그 얼룩이 누구 탓인지 생각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원피스는 모르고 집에갔다면 안 부끄러웠을지도 모를일이라면서.
그들이 원하지 않았을 친절에
도둑이나 변태로 몰릴 수도 있다면서요.
친절함에 값을 매길 수 있다면 다들 도움을 줄까요.
원하지 않았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남편은
모르는 이의 친절을 왜곡할 수 밖에 없을정도로
봇짐을 내놓으라던 물에 빠진 이를 구하는
사회적 경험을 축적했을까 싶기도 하고요.
그래도 저는 사람을 한번 더 믿어보고
친절함을 베풀어볼까 합니다.
저에게도 누군가가 베풀어주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