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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EON Mar 28. 2022

기본과 강박

기본과 강박 그 사이

나는 누구를 만나든지 간에  사람의 손톱과  속을 보는 버릇이 있다. 손톱이 깔끔하지 않으면 과장 표현해 비위가 상하곤 한다. 반대로 정리된 손톱을 갖고 있으면 왠지 신뢰가 가고.

 속을 보는 행위는 조금 기괴한  같아   전부터 강박을 지우려 노력했다.  결과, 이젠 신경  굳이 보려 하지 않으면 남의 귓속은 보지 않는다.


이렇듯 나는 친구와의 가벼운 약속부터 클라이언트와의 미팅까지 외출 전 나의 품위를 지키는 가장 기본 케어는 ‘손발톱’ 그리고 '귀지' 정리이다.

기본 케어라고 칭했지만 솔직히 손발톱 정리에는 조금 강박이 있다. 깔끔하게 정리된 큐티클과 부드럽게 깎인 손톱 산, 까스랭이 없는 문들 한 손톱 밑살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놓인다. 네일아트는 선호하지 않는다. 대신 건강하게 살짝 분홍빛이 도는 손톱이어야 한다. 핸드크림을 바른 후 윤기 나는 손톱을 바라보면, 순간의 긴장이 늦춰지고 안정감도 느껴진다.


반면 정신이 없어 손톱 정리를 못하고 외출한 날엔 어쩐지 자신감이 부족하다. 어서 귀가하여 깨끗하게 세신 후 손톱 정리를 하고 있는 이미지를 그리느라 정신도 없다. 때문에 나의 기본은 강박이라 칭해도 어쩔수가 없다.


기본에 대해 이야기 하고싶었는데 대뜸 손톱 이야기가 길어졌다. 하지만 나에게 기본이란 이런 것이다. 잘 정리된 기본은 내 삶에 스며들어 뻣뻣한 근육을 녹인다. 작은 손톱으로 내 하루의 품위를 장착하는 것처럼 일의 기본, 운동의 기본, 음악의 기본 등을 잘게 쪼개어 하나씩 세분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내 삶을 이루는 몇 가지 카테고리에 적격한 기본만 장착한다면 유난히 힘들다 싶은 삶의 시즌도 잘 버텨낼 수 있지 않을까. 마치 하루 중 반들반들한 큐티클을 보며 잠시라도 안정을 취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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