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바리 7기 1회차 (2025.04.19)
트레바리 7기 1회차
백종화, <팀장에게 주어진 10번의 기회> 독후감
텍스트의 존재감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내 경험과 맞닿기 전까지는 그저 흘러가는 음악처럼 가볍게 지나치던 이야기였죠. 트레바리 모임에서 귀로 들었던 이야기들을, 텍스트로 다시 마주하자 전혀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에피소드, 대화, 요약, 팁으로 정리된 글을 읽다 보니, ‘내가 안다고 생각했던 것들 중 얼마나 많은 걸 놓치고 있었나’ 하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개중 가장 존재감이 컸던 건 저성과자 파트입니다.
저성과자 상태와 저성과자, 그리고 저성과자의 정의.
저성과자와 일을 못 하는 사람은 동의어가 아닙니다.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도 마찬가지고요. 저성과자는 회사 혹은 리더의 기대와 어긋나는 존재입니다.
놀랍게도, 저였습니다.
그동안 저는 ‘일을 정말 잘하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그렇다고 저성과자는 아니라고 믿어왔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돌아보니, 분명히 저성과자 상태였던 시기가 있었고, 어쩌면 실제로 그 라벨이 붙어 있었던 적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내가 왜?’라는 자기 확신 속에, 정작 중요한 신호들을 놓치고 있었던 거죠.
그 신호는 리더와의 정확한 대화, 특히 매니지업과 원온원에서 확인되었어야 했습니다.
3월에는 제 가족이 한 명 늘었습니다. 반려견 ‘볼트’입니다. 볼트와 함께 맞춰가는 과정을 겪다 보니, 자연스럽게 팀장과 팀원의 관계가 겹쳐 보였어요. 리더 입장에서는 관찰과 개입의 타이밍을 잡는 일이 얼마나 어려울까,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리더의 시간은 더욱 귀하고, 팀원인 우리는 스스로를 계속해서 드러내고 설명해야만 한다는 것도요. 볼트가 매사에 불안감을 느끼듯, 저 역시 자주 불안을 느낍니다. 생물은 모두 본능적으로 불안을 느낀다고 하죠. 위험에 대비하고, 생존하기 위한 본능이니까요.
리더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팀원에게 건네는 한마디, 피드백 하나에도 신중하고 때로는 불안할 수 있겠지요.
우리는 모두 불안을 타고난 존재니까요.
그래서 조직 안에서는 무엇보다 투명한 소통과 적당한 거리감이 필요합니다. 그렇기 위해선 서로를 동등한 존재로 인식해야 합니다. 내가 ‘A’라면, 상대도 ‘a’나 ‘1’이 아닌 똑같은 ‘B’, ‘C’로 바라보는 태도 말이죠. 감정적으로 얽히지 않으면서도, 서로가 주고받을 수 있는 것과 기대할 수 있는 것을 명확히 공유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의도와 목적, 목표가 정돈될 때, 비로소 ‘함께 성장하는 관계’가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외에도 이 책에서는 HR이 입사한 뒤 대화할 때 사용하기 좋은 질문들(34쪽), 온보딩 대상자와 저성과자 양쪽 모두에게 적용이 가능한 명확한 기대/목표, 페이스 메이커, 학습/개선의 기회 제공이라는 3요소에 대한 이야기(75쪽), 투명한 소통을 위한 질문들(97쪽), “생존”과 “성장”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두고 고민할 수 있는 면접 기회에 대한 부분(207쪽), 나의 팀, 회사, 가정을 고성과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적용할 수 있는 부분(246쪽) 등 함께 이야기해보고 적용하기 좋은 부분들이 많았어요.
이 책을 읽고 인상 깊었던 부분들을 종화님의 다른 저서와 연결하면 또 다른 텍스트의 무게감을 문득, 체감하겠죠.
트레바리 1회차 모임으로 마음을 다잡는데 좋은 책이었고,
다른 분들, 리더이신 분들, 리더가 곧 되실 분들, 리더와 일하고 계신 분들, 리더로 시작하신 분들의 이야기가 더 궁금해지는 시작 지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