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옆자리를 뺏긴 날
“왜 내가 맨 왼쪽에 있어?”
아침 7시 반, 지안이는 눈물을 뚝뚝 흘렸다.
“왜 지율이가 아빠 옆에 있어?”
전날 저녁, 스튜디오에서 받아온 가족사진을 책장 위에 올려두었다. 큰 생각 없이 액자를 두었는데, 지율이 액자가 가족사진 속 아빠 옆에 있는 게 마음에 걸린 모양이다.
평소라면 밥상 앞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며 재잘거렸을 텐데, 오늘은 의외로 조용히 앉아 있었다. 좋아하는 소고기를 구워 한 점씩 먹여주니, 잘 받아 먹으면서도 귀여운 입술은 한껏 삐죽.
기분은 안 좋지만, 배는 또 고프고.
“유치원 가지 말고, 우리 둘이 놀자.”
귀에 속삭이듯 말하자, 표정이 살짝 풀렸다.
지율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둘만 남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목욕을 하면서도 깔깔 웃고, 입에 물을 머금고는 꼬부기처럼 내 얼굴에 뿌리며 장난을 친다.
장난기 가득한 눈이 즐거운 듯 반짝인다.
아침의 서러움은 어느새 사라지고, 장난기 넘치는 귀여움만 남았다. 지안이는 엄마가 왜 이렇게 좋을걸까?
지안이에게, 엄마는 어떤 자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