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rave #6

connection

by 리오라
달과 까마귀.jpg 달과 까마귀 by 이중섭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中]

"질문 하나 하겠네. 한밤의 까마귀는 눈에 보일까? 안 보일까?"

"한밤의 까마귀는 안 보이겠지요."

"한밤의 까마귀가 안 보이더라도 한밤에 까마귀가 어딘가에는 있어. 그렇지?

어둠이 너무 짙어서, 자네 눈에 안 보이는 것뿐이야. 그리고 한밤의 까마귀는 울기도 하겠지.

그런데 우리는 그 울음소리도 듣지 못해.

이게 선에서 하는 얘기라네.

한밤에 까마귀는 있고, 한밤의 까마귀는 울지만,

우리는 까마귀를 볼 수도 없고 그 울음소리를 듣지도 못해.

그러나 우리가 느끼지 못할 뿐, 분명이 한밤의 까마귀는 존재한다네.

그게 운명이야. 탄생, 만남, 이별, 죽음.. 이런 것들,

만약 우리가 귀 기울여서 한밤의 까마귀 소리를 듣는다면,

그 순간 우리의 운명을 느끼는 거라네."
"한밤의 까마귀를 보고 그 울음소리를 듣는 것..."

"그러면 깨닫게 돼. 우리 모두가 연결되어 있고,

지금 이 순간의 어긋남 혹은 스파크가 도미노처럼 내 이웃,

그 이웃의 이웃, 나아가 전 세계에 종으로 횡으로

은은하게 퍼져가고 있다는 걸."



https://www.youtube.com/watch?v=bQ2hisEuu_w

겨울에 피는 꽃 by 라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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