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 이야기

출애굽기 15장 20절

by 리오라

이집트에 바로 왕이라는 사람이 있었어요. 그 왕은 어찌나 고집불통인지, 말도 안 되는 일들이 계속 벌어졌답니다. 왕이 “싫어!” 할 때마다 강물이 피로 바뀌고, 개구리가 온 땅을 덮고, 파리떼가 윙윙 날아다니고, 가축이 병들고, 사람들 몸에 종기가 나고, 하늘에서는 불덩이와 우박이 떨어졌어요. 메뚜기 떼가 먹을 걸 다 먹어버리고, 어느 날은 아침부터 깜깜해서 아무것도 안 보이기도 했지요.

그런데도 바로 왕은 꿈쩍도 안 했어요. 결국 이집트 사람들의 모든 맏아들이 죽고 나서야 그제야 “가도 좋다!”고 했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모세와 함께 이집트를 떠나게 되었어요.

처음엔 낯선 곳으로 가는 게 조금 무섭기도 했지만, 난 괜찮았어요. 내게는 그녀, 내 주인 미리암이 있으니까요. 바쁘게 떠나는 순간에도 그녀는 나를 꼭 챙겼어요. 그건 내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그녀에게 꼭 필요한 존재라는 뜻이겠죠?


나는 언제나 그녀와 함께였어요. 예배에 갈 때도, 사람들이 모일 때도, 언제나 그녀 옆에서 춤추고 소리 냈답니다. 나는 소고니까요! 아마 세상 어디에도 나만큼 신나게 춤추고, 소리 내는 소고는 없을 거예요. 내 몸을 살랑살랑 흔들기만 해도 사람들은 박수를 치고 웃어요. 모두가 내 소리에 반하지만, 내 진짜 마음은 오직 그녀, 미리암을 향해 있어요. 나는 그녀를 위해 노래하고, 춤출 때가 가장 행복했죠. 홍해를 건너기 전까지는요....


잠깐, 먼저 미리암을 소개할게요.

그녀는 멋진 여자예요. 모세의 누나이기도 하죠. 옛날에 아기 모세가 물에 떠내려갈 뻔했을 때, 미리암이 지혜롭게 그를 살려냈대요. 그 덕분에 모세가 살아서, 우리를 이끄는 위대한 지도자가 될 수 있었던 거예요. 모두가 모세만 보고 “우와!” 하지만, 사실 그 뒤에는 미리암과 아론도 있었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미리암은 여자 선지자기도 해요. 하나님 말씀을 전하는 최초의 여자 선지자! 나는 그런 미리암이 정말 자랑스러웠어요.


그런데요, 그날… 정말 아찔했답니다.

바로 왕이 우리를 보내줬다고 해놓고, 뒤에서 몰래 쫓아온 거예요! 말을 탄 병사들이 구름처럼 몰려왔고, 우리는 바다 앞에서 꼼짝없이 갇혀버렸어요. 사람들은 무서워서 울고, 떨고, 어쩔 줄 몰라 했어요. 나도 어찌나 놀랐는지, 나도 모르게 ‘쿵’ 소리를 낼 뻔했지 뭐예요. 괜히 오해받을 뻔했어요. 이 긴장된 순간에 춤추는 줄 알고요!


그런데 그때, 정말 놀라운 일이 일어났어요.

모세가 손을 바다 쪽으로 뻗자, 밤새도록 거센 바람이 불더니, 바다가 쩍! 하고 갈라지는 게 아니겠어요? 바다 가운데 길이 생기다니요! 말도 안 되죠? 우리는 정신없이 그 길을 건넜어요. 바로의 병사들이 뒤쫓아오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우리가 다 건넌 순간, 바닷물이 다시 닫히고, 병사들은 물속으로 풍덩!

모두 숨을 멈췄고, 누군가는 울었고, 나는… 나도 모르게 덩실덩실 춤을 췄어요. 정말 정말 기뻤거든요! 그때 멀리서 노래가 들려왔어요. 모세였어요. 큰 소리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었죠.


“내가 여호와를 찬송하리니 그는 높고 영화로우심이요
말과 그 탄 자를 바다에 던지셨음이로다!”


사람들은 모두 환호했고, 나도 몸이 들썩들썩, 무대에 나가고 싶어 견딜 수 없었어요.

그런데, 내 마음을 알기라도 한 듯… 미리암이 나를 들고 앞으로 나서는 거예요! 그녀는 모세의 노래에 화답하듯, 다시 한번 하나님을 찬양하기 시작했어요.


“너희는 여호와를 찬송하라 그는 높고 영화로우심이요
말과 그 탄 자를 바다에 던지셨음이로다!”


그러자 모든 여인들이 따라 나왔어요. 내 친구 소고들도 함께 신나게 춤을 췄죠.

바다 위에 있었던 그 공포는 다 사라지고, 그 자리는 순식간에 기쁨과 감격으로 가득 찼어요. 예전엔 이집트의 축제에서 주인을 위해 춤추고 소리 냈지만, 지금은 마음이 완전히 달랐어요. 이건 단순한 축제가 아니라, 하나님께 드리는 춤이고, 노래였으니까요. 놀라운 능력으로 구원해주신 하나님이 하신 위대한 일들을 온 마음으로 외친 거니까요. 신기하게도 그 누구에게도 멋지게 보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어요. 그저 내가 이렇게 온 마음을 다해 춤추고 노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했어요.


그 순간 나는 깨달았어요.

나는 미리암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하나님을 찬양하기 위해 태어난 소고였다는 걸요.

그걸 알게 된 나는 너무 행복해서 소리 내어 울었답니다.

[출애굽기 15장 20절] 아론의 누이 선지자 미리암이 손에 소고를 잡으매 모든 여인도 그를 따라 나오며 소고를 잡고 춤추니
keyword
이전 07화모세 신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