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39장 9절
“어떻게 저렇게 뻔뻔하게 거짓말을 할 수가 있지? 요셉이 자기를 희롱했다고?”
방 한쪽에 걸려 있던 여주인 화려한 옷이, 맥없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요셉의 옷을 안쓰럽게 내려다보며 흥분하며 말했어요.
“그러게 말이야! 우리 둘 다 똑똑히 봤잖아. 주인아주머니가 먼저 요셉을 붙잡고 유혹한 거! 그런데도 죄를 요셉한테 뒤집어씌우다니, 말도 안 돼!” 요셉 옷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소리쳤어요.
“게다가 집안사람들까지 다 불러 모아놓고는, 요셉이 자기를 희롱했다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잖아! 자기가 소리 질러서 요셉이 도망갔다고? 허어, 말문이 막히더라. 내가 모시던 여주인이 이런 분이었다니….”
여주인 옷은 처음엔 흥분해서 말하다가, 이내 시들시들 바람 빠진 풍선처럼 조용해졌어요.
“난 거기까진 그냥, 그러려니 하려고 했어. 근데 보디발 아저씨가 집에 들어오니까, 울먹이면서 또 거짓말을 늘어놓더라. 언제 요셉이 그 아주머니를 유혹했냐고! 반대지, 반대!”
“나라도 당장 나서서 증언하고 싶더라니까. 하지만… 보디발 아저씨가 그렇게 화를 내시니까 걱정이 돼.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신 것 같기도 했는데, 그래도 아주머니 말을 무시할 수는 없었겠지. 아무래도 요셉은 곧 죄수 옷을 입게 될 거야…”
여주인 옷은 한층 더 근심스러운 얼굴이 되었어요.
“아휴… 이번엔 정말, 요셉이 더 깊은 구덩이에 빠진 것 같아. 어쩌면 좋지…”
“구덩이? 요셉이 전에도 빠진 적이 있어?” 여주인 옷은 깜짝 놀라며 물었어요.
“응. 형들 때문에 구덩이에 던져졌대. 거기서 이집트로 팔려온 거지. 그때 입고 있던 건 알록달록 예쁜 채색 옷이었는데, 여기 와서는 나, 노예 옷을 입게 된 거야. 그렇게 고생하다가 겨우 집안일 총책임자가 된 거였는데….” 요셉 옷은 자신이 들었던 이야기를 하나하나 떠올리며 조심스레 들려주었어요.
“보디발 아저씨가 직접 요셉을 사 왔다는 말은 나도 들었어. 그런데 일을 얼마나 잘하는지, 맡기는 일마다 다 잘되니까 결국 집안 살림을 죄다 맡겼잖아. 그 정도로 정직하고 믿음직한 사람은 드물거든.”
“그건 다… 하나님이 늘 요셉과 함께 계셨기 때문이야.” 여주인 옷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어요.
“근데 말이야… 며칠 전부터 주인아주머니가 요셉을 자꾸 불러. 처음엔 심부름을 시키려나 했는데, 자꾸 그러니까 혹시 보디발 아저씨가 요셉을 감시하라고 시킨 건가 싶더라.”
“요셉이야 뭐, 잘생겼지. 근데 자꾸 눈짓하고 은근슬쩍 다가오니까, 솔직히 나도 좀 불편했어. 그러다 결국 유혹을 했잖아! 얼마나 황당하던지….”
“그런데 요셉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더라. 주인님이 금한 건 아주머니뿐이라며, 하나님께 죄를 지을 순 없다고 딱 잘라 말하더라. 정말 대단해.”
“사실… 나도 요셉이 너무 힘들어하길래, 혹시 아주머니와 친해지면 좀 편해지지 않을까 싶었어. 그래서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까 걱정했거든. 사람 마음이라는 게 약하니까.”
“그치. 거의 매일 같이 아주머니가 졸랐으니 말이야. 근데 요셉은 점점 더 멀리했어. 처음엔 조심스럽게 거절하다가, 나중엔 아예 자리를 피하더라고. 정말 대단했어.”
“그러다가 결국, 그날 일이 터진 거지. 하필이면 그날은 집안에 아무도 없었잖아. 요셉도 그냥 무심코 들어왔는데, 아주머니가 혼자 있던 거야. 놀라서 멈춰 섰는데… 갑자기 아주머니가 다가와서는 나를 확 붙잡은 거지!” 요셉 옷은 얼굴이 빨개지며 멋쩍게 웃었어요.
“그때는 진짜… 나도 속으로 ‘이번엔 요셉도 당했구나’ 싶었어.”
“근데 요셉, 정말 놀라웠어. 그 유혹을 뿌리치고, 나를 남겨둔 채 달아났잖아! 벌거벗은 채로 도망친 거나 다름없었어. 그 뒷모습을 보고 좀 짠하기도 하고… 솔직히 조금 섭섭했어. 나랑 그렇게 오래 지냈는데, 단호하게 날 버리고 가다니.”
“그래도 죄를 짓지 않겠다는 그 마음은… 진심으로 존경스러웠어. 덕분에 이렇게 억울한 일을 당하게 됐지만 말이야.”
한동안 두 옷은 말없이 침묵했어요. 그러다 여주인 옷이 조심스레 물었어요.
“근데 말이야… 아무도 보지 않았고, 둘만 있었던 건 사실이잖아. 그냥… 적당히 넘어가도 되지 않았을까? 혹시… 요셉이 너무 고지식한 건 아닐까?”
“뭐라고?! 아무도 안 봤다고?” 요셉 옷은 눈을 번쩍 뜨며 크게 외쳤어요.
“응? 그날 그 방엔 진짜 아무도 없었잖아. 우리 둘만 있었잖아?” 여주인 옷은 눈이 동그래져서 되물었어요.
“하나님! 하나님이 우리 주인 요셉과 늘 함께 계시거든.
그분이 다 보고 계셔.
그게… 요셉이 늘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야.”
[창세기 39장 9절] 이 집에는 나보다 큰 이가 없으며 주인이 아무것도 내게 금하지 아니하였어도 금한 것은 당신뿐이니 당신은 그의 아내임이라 그런즉 내가 어찌 이 큰 악을 행하여 하나님께 죄를 지으리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