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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규인 Jan 15. 2023

어제와 다른 오늘

-<잘 가, 안녕>(김동수, 보림)를 읽고

<서평>

어제와 다른 오늘

   <잘 가, 안녕>(김동수, 보림)



전국에서 매년 1만 마리 넘는 야생동물이 길 위에서 죽음을 당한다는 통계가 있다. 김동수 작가의 <잘 가, 안녕>은 '로드킬(roadkill)'을 다룬 그림책이다.



"퍽, 강아지가 트럭에 치여 죽었습니다."



이 책은 표지를 넘기자마자 바로 본문이 시작된다. 간지도 없이 성급하게 시작한 이야기가 가히 충격이어서 숨이 턱 막혔다. 로드킬은 이렇듯 예고 없이 순식간에 벌어진다. 보통 로드킬 당한 동물은 사체가 바로 처리되지 않아 이중 삼중의 고통을 느끼게 마련이다. 그나마 이 책에 등장하는 강아지는 운이 좋은 걸까? 죽은 강아지는 곧바로 마음씨 고운 할머니에게 발견된다.



할머니는 강아지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심하게 손상된 부위를 정성껏 복원시켜 포근한 이불속에 넣어준다. 그 이불에는 강아지 말고도 다른 죽은 동물들이 평온한 모습을 하고 누워있다. 할머니의 방은 어두컴컴한 밖의 풍경과는 대조적으로 환하고 따뜻하기 그지없다. 할머니의 온기 어린 손길로 동물들은 위로를 받은 채 세상과 비로소 제대로 된 작별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오늘도 어제처럼 날이 맑습니다."



이야기 끝에서  <잘 가, 안녕>은 독자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로드킬 당한 동물이 떠나고 어김없이 찾아온 아침은 어제와 다르지 않다. 우리 사회가 달라지지 않는다면 변함없는 사회 속에서 로드킬은 반복될 것이다. 생태통로 확대, 울타리 설치 등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시설 확충과 사고 발생 시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라인을 마련하여 동물들이 잔인하게 세상을 떠나지 않게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는 어제와 다른 오늘에서 살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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