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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인성 May 19. 2021

독백 같은 시 한편

독백

- 독백

생각도 글도 뱀같이 꼬여
도배 한지 오래된 누런 벽지 닮은 절망으로 변하고
한쪽 가슴 아려올 때 목소리 맑은 누군가 만났으면 좋겠다.

가끔씩 잦아드는 습관성 우울로 하루가 답답한 강이 되고 무겁기만 하여 괜스레 고여 오는 눈물이 따가울 때 미소가 편안한 누군가 만났으면 좋겠다.

지나온 시간 들이 끈적하게 들러붙어 가여운 산짐승의 죽음을 연상케 하는 살벌한 올무가 되어 여린 가슴 옥죄어 올 때 마음이 따뜻한 누군가 만났으면 좋겠다.

달래어지지 않는 허함으로 작정 없이 길을 나서면, 황량한 세상에 젖어 방향 잃은 발길 비틀거릴 때 귀티 나는 손길의 누군가를 만났으면 좋겠다.

치유가 되지 않는 병적 불안이 느껴오는 이 계절,누군가 보고플 때 언제나 볼 수 있는 참으로 편안한 사람을 남은 삶의 마지막 인연인 듯 만나고 싶다.

외로움의 크기만큼 머물다 가는 바람의 흔적이 서늘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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