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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J Aug 24. 2021

개똥밭에 굴러도 지구가 좋니

 요즘 제 관심사는 ‘우주’입니다. '누워서 세계 속으로' 랜선 세계여행도 지쳤고 2주간의 자가격리를 감당하고서 해외여행을 하기엔 변이 바이러스에 한없이 연약한 인간입니다. 청정한 우주공간으로 이주해야 할 시기가 된 것일까요? 반세기 가까이 살면서 이 지구에 쌓아 올린 것은 별로 없지만,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기엔 미련이 남습니다. 베조스처럼 31억 원을 쓰면서 100km 상공에 11분 동안 나갔다 오는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길 생각은 없습니다. 평균수명 120세를 향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없었던 여행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다양한 가격대의 울릉도 & 독도 여행 패키지가 핫하다던데 2025년에 울릉공항이 완공되면 가족여행 한 번 다녀와야 할지 고민입니다. 



 태초에 땅에 주인이 있었을까요? 영토를 나누고 국가를 이름 지을 근거가 있었을까요? 누구 맘대로 하늘에도 바다에도 선을 긋고 땅따먹기를 하고 전쟁을 치르면서까지 넘어가면 안 되는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행여 우주 시대에도 지구에서처럼 달이나 화성의 땅을 사고팔진 않을지 걱정이 앞섭니다. 차리리 인간보다 고차원의 존재가 있어 우리에게 한 수 가르쳐주었으면 합니다. 성경에 나오는 일용할 양식 만나 (manna)와 메추라기처럼 쌓아둘 수 없고 이자도 붙지 않는 고차원적인 공동의 자산을 인류와 공유하면서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집단지성에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내돈내산'이나 하는 이기적이고 유아기적인 행동은 지양해야 합니다. 능력으로 번만큼 나눌 여유도 있어야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noblesse oblige)'입니다. 코로나19도 그렇고 지구온난화도 혼자만 뛰어나서는 해결할 수 없는 공통분모의 문제들이 산적해 있으니까요. 


 메타버스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기술이지만 정치적 이데올로기가 들어간 블록체인은 모든 문서를 오픈하고 누구나 열람할 수 있게 합니다. 대표를 선출하는 중앙집권이 사라지고 나의 한 표가 너의 한 표와 동등해지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주주총회처럼 재력이나 권력에 차등을 두는 방식에 기득권이 힘을 실어가는 추세입니다. PoW, PoS, PoA 등은 합의에 의해 정하기 나름이니까요. 메타버스에 MZ 세대가 열광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 입니다. 새로운 개념에 먼저 익숙해지는 사람이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기회도 많기 때문입니다. 일찍이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프란시스 베이컨의 말은 아마도 그런 연유에서 나온 말이겠지요. 가상의 공간에서 몸을 부딪히면서 네트워킹과 이벤트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플랫폼에 적응하느라 분주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게더 타운

  사실 중간에 거치는 단계를 줄이고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면 훨씬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거래가 가능합니다. 조직도 그렇지만 중간관리자가 비대해지면 무기력과 비효율의 끝판왕이 됩니다. 하는 일은 별로 없는데도 머릿수에 해당하는 임금이 나가기 때문입니다. 역사를 살펴보아도 '거간꾼' 혹은 '나카마 (なかま,仲間)'의 횡포에 대한 내용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기술도 없고 콘텐츠도 없고 기획력도 없으면서 관리를 미명으로 연륜만 앞세우며 배만 불리는 족속들입니다. 조직 내 버티기를 할수록 호봉은 올라가는데 자기 계발은 하지 않는 기형적이고 짜증 납니다. 현장 반장이나 사무직에서는 부장급에 해당하는 인력입니다. 앞으로 로봇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면 일말의 필요가 없어지는 직책입니다.

 최첨단 테크에서는 기술자가 아닌 이상 코딩이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전문가들이 쌓아 올린 라이브러리를 불러와 그 위에 새로운 것을 쌓아가기에 api와 오픈소스를 활용하기에 스토리텔링이 중요해집니다. 자연어 분석이나 이미지 분석만 보아도 인문학이나 예술학 등 도메인 지식이 더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별장을 공유하거나 빌딩을 분할해서 구입할 수도 있고요, 낮시간에 비어있는 주차공간이나 차량을 시간 단위로 대여해 수익을 올릴 수도 있습니다. 문과 출신이거나 단순 반복적인 코딩이 싫은 분들은 머신러닝부터 시작해도 큰 지장은 없습니다. 선진국 반열에 오른 한국에서도 번쩍이는 아이디어와 추진력만 있다면 자본 유무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창업 생태계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 Lisay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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