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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중얼 Aug 03. 2016

<비거 스플래쉬>

더 큰 물보라는 그렇게

(스포일러 있음)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상영되었던 <비거 스플래쉬>는 너무나도 빠른 매진으로 예매 시도조차 해볼 수 없어서 개봉까지 하염없이 기다리던 그런 작품이다.

포스터에서 보이는 이미지, 배우들의 조합, 시놉시스까지 모든 것이 내 기대감을 고취시켰다.

목숨을 걸고 본 영화의 끝에는(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봤다.) 무엇도 없었다.

기대감이 너무 컸던 것이 문제였던 것 같다.

자극과 큰 물보라는 있었지만, 그게 끝이었다.

남는 것은 없는 영화.

섬의 아름다운 풍광과 매력적인 배우들로 보는 동안 눈 호강은 할 수 있었겠다.

OST도 좋았지만, 영화는 전반적으로 아주 아쉬웠다.


I gave her to you.


이 발상 자체가 해리가 본인을 파멸에 이르게 할 수밖에 없던 이유가 아닐까.

내가 주었기에 나는 다시 받기를 원한다.

내가 원하는 것처럼 너도 그러길 원할 것이다.

그런 태도는 암묵적으로 함께 있는 모두에게 폭력으로 다가왔고, 마리안은 계속해서 그에게

 화내지 마.

라 말한다.

그렇게 바라보는 시선은 감추려 해도 모두에게 들통난다.

관계를 지키려는 것은 의지다.

하지만 해리가 보인 의지는 잘못된 형태의 의지였다.

다른 이들의 관계를 너무 가볍게 생각했다.

본인의 관계만큼이나 가볍게 생각했다.

그리고 자신의 관계만이 중요했다.

나와의 관계가 중요한 것처럼 다른 누구의 관계 또한 중요하다.

네가 주었기에 마리안을 선택한 것이 아니다.

폴과 마리안은 서로 상대를 선택했다.

그리고 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의지를 보였다.

내가 만들어준 관계이기 때문에 그것을 내가 깰 수 있다는 생각은 너무 어렸다.

생각보다 그들은 더 강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까지도 마리안과 폴은 서롤 선택했고, 그래서 함께 마음 졸이고, 함께 웃음을 터트릴 수 있었다.

관계란 그런 것이다.

서로 선택하고, 그 의지를 보이는 것.

서로의 선택에 책임을 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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