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을 위한 사춘기 입문서

아름다운 동행, 사춘기

by lisiantak
입문서(入門書): 어떤 일을 처음 배우는 사람들의 편리를 위하여 알기 쉽게 풀어쓴 책.


최근 코로나 19로 교육현장에는 많은 변화들이 있었다.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수업하던 때가 언제였던가? 화상, 비대면 수업이라는 낯선 길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수업 내용을 녹화하는데 아무도 없는 곳에 대고 말을 하는 것이 어색하기도 하다. 화상으로 학생들을 보면서 수업을 해보니 뭔가 좀 어색하다. 그래서 변화된 교육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교육도 받아야 되었다. 필요한 수업지도 교안도 만들어야 했다. 이렇게 교육현장은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그런데 자녀의 사춘기를 맞이 하는 부모는 어떤 준비를 하는가? 대부분이 준비 없이 맞이하는 것 같다. 나도 두 아들의 사춘기를 무방비상태에서 맞이했다. 뒤늦게야 허겁지겁 당황하며 이것저것 준비해 보지만 쉽지 않은 일임을 깨달았다. 이론은 이론일 뿐이고, 다른 사람의 경험은 그 사람에게 해당되는 것이었다. 나와는 맞지 않은 어색한 옷처럼 그랬다. 그래서 방향 없이 흔들리고 있을 뿐이었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에 위안을 받으며 버텨야 했다. 상처로 얼룩진 시간들을 보내고 나니 성숙했을까? 또 한 번 맞이해야 할 딸의 사춘기는 다르게 보내고 싶었다. 준비가 필요했다.

먼저 관련 책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자녀들의 사춘기에 관심 많은 부모들을 위한 책들이 많이 출간되었다. '사춘기 관련 책'으로 검색해 보니 6,298건이나 되었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책이 출간되었다. 그 책들에는 전문가들과 자녀의 사춘기를 경험한 부모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더 이상의 정보는 필요 없을 지경이다. 정보는 많은데 왜 우리는 자녀의 사춘기를 놓고 고민하고 힘들어할까? 어떤 부모들은 별 걱정 없이 자녀의 사춘기를 보낸다. 또 어떤 부모들은 무난히 지나간다. 그런 부모들을 볼 때면 부럽기도 하다. 그런데 정말 힘들게 그 시기를 보내는 부모들이 있다. 심지어 자식의 사춘기 때문에 병이 들고 죽음을 선택한 부모들도 있다. 때론 사춘기 자녀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다. 정말 다양한 사춘기 현상들이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 중 나는 어디에 속할까? 정말 힘들게 보낸 경우에 해당할 것 같다. 이렇게 표현한 이유는 나의 경우보다 더 힘들게 살아가는 부모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얼마나 힘든 시기를 보냈는지 구체적으로 말을 할 수 없다. 인생 어느 시점에는 말할 수 있을까? 그랬으면 좋겠다.


그래서일까? 나는 두 아들의 사춘기를 겪고 나서 딸의 사춘기만큼은 덜 힘들었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 나를 위해서, 아내를 위해서, 그리고 무엇보다 딸을 위해서. 그래서 준비를 했다. 관련 서적을 더 많이 읽었다. 딸의 사춘기 관련 책도 더 찾아보았다. 아들과 다른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했다. 또 사춘기를 보내고 이제 성인이 된 여자분들도 만나 조언을 들었다. 이제 몰라서 딸의 사춘기에 힘들어한다는 이야기는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는 지식들을 한 군데 모으고 싶었다. 자료를 모으는 과정에 문득 떠 오른 하나의 생각이 있었다. 딸이 중학생이 될 때 딸을 위한 단 하나의 책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그래서 아빠의 생각을 담은 딸을 위한 맞춤식 책을 만들었다. 제목은 '아름다운 동행, 사춘기'로 정했다. 두 아들의 사춘기와 함께 성장한 아빠가 딸의 사춘기에 동행하는 내용이다.

동행 1. 10대의 뇌 이해
동행 2. 성공한 사람들의 10대 생활
동행 3. 배움이 있는 낯선 만남(여행, 독서, 사람)
동행 4. 시인으로 성장하는 딸
동행 5. 추억 속으로의 여행

딸의 사춘기를 대비하는데 최우선 과제는 10대의 뇌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딸을 이해하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래서 신뢰성 있는 자료를 찾으려 했다. 그 결과 중2 학생들을 대상으로 1년간 '15세 인생수업'을 진행하고 그 과정과 결과를 방영해 화제가 된 다큐멘터리가 있었다. <EBS 다큐프라임_교육혁명, 15세에 주목하라>이다. 이 다큐멘터리가 책으로 출간되어 깊은 독서를 통해 10대의 뇌를 공부했다. 물론 이 책만 읽은 것은 아니었다. 뇌를 이해할 수 있는 책을 더 골라 읽었다.


그런 다음에는 성공한 사람들의 10대의 삶이 궁금해졌다. 그들의 10대 삶에서 하나의 방향을 찾고 싶어서였다.

'긍정적이며 낯선 자극의 활동', 이것이 내가 찾은 답이었다. 그래서 사춘기 동행을 '배움이 있는 낯선 만남'으로 정했다. '여행과 독서, 사람'이라는 3가지 긍정적이고 낯선 만남을 지속 경험하게 해 주고 싶었다. 물론 이것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나만의 생각이고 내가 딸과 동행하기 위한 방법이니까.

그리고 앞으로 동행하려면 딸이 그동안 걸어온 길을 알아야 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딸의 기록들을 찾았다. 글, 그림, 사진 등을 찾아서 책에 담았다. 딸의 과거 역사였다. 그 역사에 이어서 딸의 또 다른 개인 역사를 함께 써 나가고 싶어서였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칠지 학습지도서를 만들듯 이렇게 사춘기 입문서를 서틀게 나마 만들었다. 입문서를 만들고 나니 왠지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준비하는 시간은 온전히 아빠의 성장 시간이 된듯하다. 이쯤 되니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나라를 구한 이순신 장군의 음성이 들려왔다.

"신은 이미 준비를 마치었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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