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 1/2 × 2
마음속엔 스물넷의 내가 있지만,
거울 속엔 마흔여덟의 내가 있다.
스물넷은 아직 덜 여문 청춘의 시작점,
마흔여덟은 서서히 삶이 무르익는 시간.
그리고 문득 생각한다.
마흔여덟의 반대말은
그 절반인 스물넷 일 수도,
그 두 배인 아흔여섯 일 수도 있다고.
다시 본 거울 속, 왼쪽 얼굴엔 스물넷의 내가,
오른쪽엔 아흔여섯의 내가 보인다.
스물넷은 아직 꽃망울조차 피우지 않은 시절,
아흔여섯은 꽃이 지고 난 자리에
바람만 살포시 머무는 시절.
나는 지금 어떤 꽃을 피우기 위해 애쓰고 있는가.
이 셋을 함께 품고 산다.
청춘의 스물넷이 내 안에서 뛰놀고,
오늘의 마흔여덟이 매 순간을 기록하고,
언젠가 다다를 아흔여섯이 조용히 귀 기울인다.
언젠가는 나도 사라지겠지만,
내 안의 스물넷과 아흔여섯이
서로를 보듬으며 또 다른 나를 피워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