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내게 말없이 웃고 있지만
당신의 말하지 않은 아픔이
내 심장을 찌른다.
당신은 괜찮다며 아무렇지 않게 고개를 끄덕이지만
당신의 어깨 위에 놓인 무거운 짐들이
내 마음을 짓누른다.
눈 내리는 아무 일 없는 잔잔한 오후라서
더욱
당신이 그립다.
당신의 아픔을 애써 이해한다고 말하지도
당신의 짐을 힘껏 나눠지겠다고 말하지도 못하는
내가 한심할 뿐.
그저 이 그리움의 깊이만큼 당신 곁에 머물러 있겠노라
다짐하지만 그럴수록
지금 곁에 없는 당신이 보고 싶다.
어쩌면 당신을 향한 공허함은
거대한 싱크홀처럼 마음 곳곳에
내려앉아있다.
언젠가 마주 앉아 마치 꿈처럼
소박한 일상의 대화들을 하며
웃고 있을 밝고 화사한 어느 날을 떠올린다.
그 순간이 과거인지 미래인지 알 수 없지만
여러 번 돌려본 영화 속 장면처럼
선명하게 재생된다.
당신의 아픔을 나의 그리움으로 덮을 수 없듯
나의 공허함을 당신의 따뜻함으로 채울 수 없기에
점점 멀어지는 평행선처럼
아스라이 멀어져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