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선악을 넘어서(니체/청하)

알수없는 불편함과 설명하기 힘든 통찰을 발견하다

by 변대원


니체를 한동안 놓고 있었네요. 이전에 적은 리뷰를 조금 더 보강했습니다.


니체의 작품을 읽어 보신분은 아시겠지만, 니체의 책은 어딘가 불편합니다. 아마도 불편한 이유는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가차없이 허물어 뜨리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선악의 저편>이라는 제목으로 더 많이 번역되었는데, 1886년 집필한 작품으로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을 쓴 이듬해 쓴 책이기에 그 책의 해설서라고도 불린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갇혀서 진짜 니체를 만나지 못하는분들이 않은데요. 저도 그랬고요. 먼저 니체입문서를 먼저 읽거나 여러 책들을 가볍게 보시면서 와닿는 문장이나 파트만 먼저 읽는 식으로 한걸음씩 안으로 들어가는 독서를 권합니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이분법적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런 세상에서는 항상 상반된 것들이 존재합니다. 하늘이 있으면 땅이 있고, 선이 있으면 악이 있죠. 하지만 가만히 그리고 깊이 들려다봅시다. 하늘은 광활한 우주 전체이며 땅은 우리가 속한 작은 행성의 일부분일 뿐 상반된 개념이 아닐 수 있어요. 선과 악도 마찬가지입니다. 절대 선과 악이 있을까요? 신은 선하기만 한 존재일까요? 모든 것을 창조한 신이 선하다면 악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요?

네, 선악이라는 개념도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낸 도덕적인 관념일 수 있다는 것이지요. 니체의 경우 크리스트교를 대중적인 플라톤 사상이라고까지 말했을 정도였는데요. 초기 기독교의 역사나 예수님의 말씀을 잘 들어보면 실제 기독교 체제와 반대되는 내용도 많이 있거든요. 그래서 심지어 진정한 크리스찬은 예수님과 자신밖에 없다는 말도 했다고 하죠.


저는 사상적으로 니체를 평가할 마음은 없습니다. 어떤 책이든, 문장이든 마찬가지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내가 어떻게 이해하느냐입니다. 저는 어릴때부터 교회를 다녔는데요. 어릴때 생각하던 하나님과 지금 이해하는 하나님은 전혀 다른 존재입니다. 지금 이해하는 하나님은 스피노자의 신에 가깝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선악을 넘어서는 매우 중요한 생각거리들을 많이 담고 있어요.


철학자의 편견으로 부터 시작하는 이 책은 이해되는 문장보다 이해안되는 문장이 훨씬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수없는 불편함과 설명하기 힘든 통찰이 있어요. 그 불편함이 곧 나를 성장시키는 질문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선과 악의 대립을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대립으로 생각하면 어떨까요? 좌파와 우파의 대립으로 생각하면요? 세대간의 갈등으로 이해할수는 없을까요? 인간은 본능적으로 내편과 상대편을 나누고 싶어 합니다. 그래야 안전하다고 느끼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진실은 너와 내가 함께 대립을 넘어 화합으로 가는게 옳는게 아닐까요?


한 개인의 내면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그는 선과 악을 대해 고찰하는 것은 항상 너무 위험한 일이라고 말합니다.(아침놀, 서문참조)


실제로 그렇지 않나요? 나를 선과 악으로 나누는 순간 진정한 "나"를 잃어버릴 수밖에 없죠.

인간은 절대 선도 절대 악도 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애당초 그런 것은 하나의 개념으로만 존재할 뿐입니다. 얼룩말을 잡아먹는 사자는 악한 존재인가요? 그렇지 않잖아요. 무엇이 선이냐 악이냐 규정하는 것에 따라 그 판단은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가진 태생적인 불완전함을 이겨내고 더 높은 이상을 향해 전력을 다하는 존재가 니체가 말한 위버멘쉬(초인)가 아닐까요?


신약성서에서 세례 요한과 예수 그리스도가 세상에 나와 가장 처음 한 말이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였습니다. 과연 회개는 뭐고, 천국은 뭘까요? 그들이 아직 생겨나지도 않은 기독교인들을 위해서 회개와 천국을 말했을까요? 그랬을리가 없습니다.


회개라는 단어의 원어는 메타노이아(metanoia)입니다. 그 단어의 의미는 "생각과 관점의 변화"를 뜻합니다. 니체가 말하는 초인의 상태와 같죠.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을 완전히 바꾸는 것입니다. 그런 상태가 바로 천국이라는 것이지요. 저 하늘 위 어딘가에 천국이 있는게 아니잖아요. (평행우주는 있을지 모르겠군요^^) 결국 가장 처음 해야하는 것은 바로 "나"자신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는 일 아닐까요?

니체를 통해 삶의 주체성과 능동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됩니다.




제가 책을 읽으며 인상적이었던 페이지들을 몇개 공유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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