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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대원 Apr 22. 2021

#_잠시멈춤의 힘

휘둘리지 않고 단단한 내 삶의 중심을 잡는 법

가급적 매일 아침 명상을 하고자 합니다. 

때론 오후에도 머리가 복잡할 때 짧은 명상을 합니다. 명상앱을 이용해 5분간 “잠시 멈춤”을 해보는 거죠. 사람들은 명상의 효과를 설명합니다. 집중력이 좋아지고,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해주고, 머리가 맑아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등의 효과 말이죠. 그런 효과를 위해서 명상을 하는 것도 충분히 좋은 시작입니다. 


저는 조금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명상을 하는 동안 “지금 이순간의 나”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명상을 하면 호흡에 집중하라고 말합니다. 호흡은 우리의 생명이죠. 애쓰지 않아도 우리 몸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동안에도 심장은 멈추지 않고 계속 뛰고 있죠. 머릿속에서는 좀 전까지 있었던 일들이 뿌연 연기처럼 맴돌다가 흩어지기도 하고, 뜬금없는 생각들이 스쳐지나가기도 합니다. 


그렇습니다. 그게 바로 “지금 이 순간의 나”입니다. 뇌에 대해 관심이 많아 여러 책을 보며 공부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우리 뇌의 속성입니다. 뇌는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학습해온 정보를 바탕으로 가장 최적화된 나를 스스로 만들어나갑니다. 우리에게 “잠”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잠은 오늘 하루를 살아낸 자신이 내일도 생존할 수 있게 최적의 상태로 나를 만들어냅니다. 문제는 외부에서 알게 된 정보나 경험이 “가짜”일 때 발생합니다. 우리 몸이 내가 원치 않게 살이 찐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내가 무엇을 먹고 어떻게 하루를 보내는지 정확하게 안다면, 뇌는 너무나 자신의 일을 충실히 해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자본주의 사회는 사람을 소비자로 인식합니다. 사람은 삶의 주체이지만, 소비자는 소비의 주체입니다. 즉, 소비자로 규정되는 순간 그들이 어떻게 더 많이 소비하게 만들어서 수익을 높일 수 있을까를 고민합니다. 문제는 나자신이 그들만큼 나 자신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제안에 따라 생활합니다. 그게 잘못되었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발달이 가져다준 엄청난 혜택이 있고, 우리는 그것을 누리고 있어요. 다만 그걸 누리는 나 자신이 그 사실을 인식하고 있느냐 못하고 있느냐의 차이를 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 사실을 인식하고 스스로 내가 정말 원하는 삶을 만들어 가는 사람은 이상적인 삶을 만들어갈 수 있지만, 그저 ‘소비자’로 살아가는 삶은 소모적인 삶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다시 명상으로 돌아갑니다.

명상은 타인으로부터 규정된 내가 아닌 온전히 지금 이 순간 숨 쉬고 살아있는 나를 발견하게 만들어 줍니다. 거창한 나, 부풀려진 나가 아니라, 그저 이 순간 숨 쉬고 앉아 있는 나를 만나는 일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존감이 낮아서 그것을 회복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자존감이라는 것이 결국 ‘자기 존재에 대한 인식’이라면 나를 더 자주 인식해야만 높아질 수 있는 거 아닐까요?


나라는 존재의 실체를 온전히 알지도 못하면서 어떻게 나를 사랑하고, 나다운 삶을 살 수 있겠어요. 자꾸 외부의 수많은 정보들, 상황들, 타인의 요구들, 이 외에도 참 많은 일들이 나 자신이 아닌, 그저 하나의 역할(role)로써의 기능을 요구하는 세상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할로써의 가치가 아닌 존재 그 자체의 가치입니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이유가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고 집안일을 도와주기 때문인가요? 그런 역할로써 아이들을 사랑하는 부모는 없을 겁니다. 아이들은 존재 그 자체로 사랑하는 것이죠. 다른 존재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요?


지금 내 안에 무언가 채워지지 않는 것 같은 존재의 허기짐이 느껴진다면 잠시 명상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잠시 역할이라는 외투는 벗어두고, 심연 깊숙한 곳에서 전해주는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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