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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대원 Nov 11. 2023

#_좋아하는 걸 좋아해? 싫어하는 걸 싫어해?

취향의 재발견

모두가 좋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모두가 좋아하는 음식도 없습니다.

모두가 좋아하는 제품도 없습니다.

모두가 좋아하는 노래도 없습니다.


모두가 싫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모두가 싫어하는 음식도

모두가 싫어하는 제품도 없고

모두가 싫어하는 노래도 없습니다.


다만 더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나 음식이 있고,

더 많이 싫어하는 제품이나 노래가 있을 뿐입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 다른 기호와 취향을 가지고 있기에 세상은 그런 다양성으로 인해 풍요로워지고 아름다워집니다.

모두가 가장 멋진 한 남자 한 여자만 좋아한다면,

세상에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고 결혼하는 일은 없을 테니까요.

결국 세상의 다양성은 생존의 가장 직접적인 이유인 셈입니다.


다만 사람들이 모르는 게 있습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느냐 만큼 "왜" 그걸 좋아하고 싫어하느냐입니다.

좋아하는데 무슨 이유가 필요하냐고 말한다면,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이유 없이 좋거나 싫다고 말하는 건 오해의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좋아하거나 싫어하기 전에 먼저 어떤 감정을 가지게 마련인데요. 나는 이래서 좋아, 저래서 싫어라고 말하는 이유는 정작 부수적인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 밖에서 열심히 놀다 들어와 너무 배고픈데, 마침 먹을 게 삶은 옥수수밖에 없어서 먹었는데, 어찌나 맛있던지 그 기억을 잊지 못하고, 자연스레 옥수수를 좋아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모두가 잘생긴 사람을 좋아할 것 같지만, 잘생긴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건 어렸을 적 잘생기고 매너는 좋았지만, 결국 나를 차버린 어떤 남자에 대한 감정이 각인되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또 모두가 좋아할 만한 즐거운 노래지만, 누군가는 사랑하는 가족이 숨을 거둔 사고현장에서 들었던 노래나 비트여서 비슷한 종류의 음악이 다 싫어질 수도 있습니다.

좋은 기억 든 트라우마가 된 상처든 시간이 지나면 잊히지만, 그런 일들로 인해 남게 된 좋고 나쁜 감정들은 고스란히 나의 취향이 되어 하나씩 쌓여가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좋다 싫다를 결정하는 것은 내 무의식 속에 연결된 어떤 감정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지요. 다만 그 이유는 잊어버리고 좋아하고 싫어하는 취향만 남아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남들과 다른 나의 삶의 조각들과 내가 느껴온 감정의 실타래가 엮여 나만의 알록달록한 무늬와 패턴을 만들어갑니다.


그래서 나도 타인도 모두가 아름다운 삶의 무늬를 띄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나다움은 나를 더 깊이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에서 시작되니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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