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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대원 May 03. 2019

직렬독서와 병렬독서 -2

깊이 있는 공부할 땐 직렬독서, 폭넓게 알고 싶을 땐 병렬독서

*병렬독서 : 다양한 책을 동시에 여러권 읽는 독서 방법

*직렬독서 : 한 분야나 한 작가의 책을 연이어 읽어나가면서 깊이있게 읽는 독서 방법



질문 : 지금 하신 말씀을 듣고 보니 상당히 공감합니다. 어떤 때는 서점에 가서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을 읽기 시작했다가 끝까지 다 읽은 적도 있고요. 여러 책을 뒤적거리면서 요즘은 어떤 책이 나왔는지 사람들이 어떤 책에 관심을 많이 가지는지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긴 했거든요. 제가 궁금한 것은 책을 많이 읽으시는 분들은 책을 동시에 여러 권을 보신다고 하는데, 그때 빨리 읽어서 한 권씩 여러 책을 보시는 건지, 아니면 동시에 여러 책을 돌아가면서 읽으시는 건지 궁금합니다.


답변 : 네 이미 좋은 독서를 하고 계시네요. 멋집니다. 여러 책을 동시에 읽는 방법이 궁금하신 거군요. 이 부분은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직렬독서와 병렬독서입니다. 직렬독서는 같은 분야의 책을 연달아 이어봄으로써 해당 분야의 지식의 깊이를 쌓는 독서입니다. 반면에 병렬독서는 다른 분야의 책을 골고루 읽음으로써 깊이보다는 지식의 폭을 넓히는 독서입니다.

책을 좁게만 읽으면 안목이 안 생기고, 넓게만 읽으면 깊이가 안 생깁니다. 그래서 이 두 가지는 적절히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관심 있는 분야가 생겨서 그 분야를 깊이 있게 공부하고 싶을 때에는 직렬독서가 좋습니다. 최소한 열 권 정도 한 분야의 책을 파고들면 전체적인 개념이 잡히고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직렬독서를 하기에 가장 좋은 공간이 바로 도서관이지요. 책을 한 번에 다 사서 보기도 부담스럽고 어떤 책이 좋을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도서관에서 먼저 한 분야의 다양한 책을 마음껏 읽어보면 그중 꼭 사야 할 책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아이디어나 새로운 발상이 필요할 때는 병렬독서를 추천합니다. 평소 내가 보던 분야가 아닌 전혀 새로운 분야의 책들을 읽어보는 것이지요. 이런 병렬독서는 지금까지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생각들을 하게 만드는데요.

병렬독서를 하기에 최적의 공간은 역시 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사람들에게 가장 관심 있게 읽히고 있는 책들이 이미 나열되어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어떤 책이 베스트셀러인지 스테디셀러인지 다른 사람들은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 보는 것도 안목을 넓히는 중요한 독서의 일부라고 하겠습니다.

『책 열 권을 동시에 읽어라』(뜨인돌, 2009)를 쓴 일본 작가 나루케 마코토는 고수들의 초병렬 독서법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는데요. 동시에 여러 장르, 여러 종류의 책을 읽을 뿐만 아니라, 시간과 장소에 따라서도 저마다 다른 책을 놓고 읽는다는 거예요.

처음부터 그런 식으로 독서하기는 쉽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 책을 읽고 있다고 해서 다른 책을 읽으면 안 된다는 편견은 버려야 한다는 겁니다.

책을 읽는 방법, 속도, 요령 등을 터득하게 되면 지금 말씀드린 직렬독서와 병렬독서를 꼭 활용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질문 : 그동안 막연했던 부분을 명쾌하게 정리해주신 느낌이네요. 생각해보니 저는 주로 직렬독서법으로 책을 읽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일하는 데 필요한 부분이나 자기계발에 대한 책은 꾸준히 파고들었던 것 같은데요. 병렬독서는 좀 신선한 것 같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꼭 도전해보고 싶네요.


답변 : 네, 뭐든 한번 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한 번에 좋은 느낌을 받게 되면, 자연스럽게 습관으로 이어지죠. 그리고 제가 병렬독서를 아이디어를 얻을 때 좋다고 설명드렸는데요. 그렇다고 단순히 아이디어만 얻는 독서 방법은 결코 아니에요. 그 부분은 오해가 없으셨으면 좋겠네요.

예를 들어 투자를 잘하고 싶어서 재테크 책을 읽는다고 생각해볼게요. 단순히 자기계발서로만 한두 권 읽어서는 투자에 대한 큰 맥락을 이해하기가 어렵지요. 그때 경제 분야 전문 도서들을 읽으면서 경제에 대해 읽고, 역사책을 보면서 시대 흐름을 읽고, 철학책을 보면서 사람과 돈을 본질적으로 생각해보게 된다면 훨씬 깊이 있으면서도 폭넓은 독서가 가능해지겠지요.

독서를 꾸준히 하시는 분 중에서도 자기와 관련된 분야에 필요한 책을 깊이 있게 읽어가는 직렬독서를 하는 분들은 많은데, 병렬독서를 겸하시는 분들은 의외로 많지 않아요. 제 생각에 습관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병렬독서를 통해서 친숙하게 만들어가면서 특정 주제나 책에 관심이 생길 때 좀 더 그 분야를 깊이 있게 파고드는 T자형 독서를 하게 되면, 깊이 있게 아는 분야가 늘어날 때마다 내가 새롭게 알게 된 지식들이 상호작용하면서 놀라운 시너지를 내는 기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질문 : 책을 그렇게 광범위하게 읽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사실 자기가 알아야 하는 분야만 잘 알면 되는 거 아닌가요?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 책을 다양하게 읽어보라는 이야기는 솔직히 그다지 와 닿지 않네요. 책 한 권을 보는데 걸리는 시간도 만만치 않은데, 그렇게 시간을 투자한다는 것이 좀 낭비처럼 느껴집니다.


답변 : 이런 솔직한 질문 참 좋습니다. 앞서 끌리는 책부터 읽으라고 말씀드렸고, 책을 다 읽지 않아도 된다, 필요한 부분부터 보면 된다 등의 이야기를 드렸지요. 여러 권의 책을 동시에 읽어도 된다는 것 역시 머리로 이해는 되지만, 실제로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엄두가 안 나실 거예요. 앞으로 빨리 책을 읽는 방법을 어느 정도 배우고 나면, 오히려 너무 당연한 이야기를 풀어서 한 거라는 생각이 드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지금 말씀하신 대로 우선 책 한 권을 읽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들지요. 우리는 왜 그렇게 한 권을 읽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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