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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대원 Apr 06. 2023

#_커피 한 잔의 경제학

우리는 커피가 아니라, 그 한 잔에 포괄적으로 담긴 '가치'를 산다.

어제 수원에서 강의를 마치고, 수강생 중 한 분이 찾아오셔서 함께 과천으로 이동하여 식사를 했다. 남도음식점을 갔는데, 찬 하나하나 맛없는 게 없었다. 양도 딱 적당하고, 정말 맛있게 식사를 했다. 원래라면 가볍게 산책을 하며 대화를 나눌 예정이었는데, 비가 와서 조용한 카페로 가자고 말씀드렸다.

근처에 자기 이름 걸고 하는 괜찮은 카페가 있다고 하셔서 그곳으로 갔다.


과천에 있는 "김종석 커피"였다.


카페 분위기와 테이블 배치 (역시 책꽂이가 눈에 띄었다)


한잔에 무려 25,000원하는 커피, 우리는 직원의 추천을 받아 "코스타리카 SL28 무산소" 커피를 주문했다.


그냥 동네 커피숖이거니 했는데, 메뉴판을 보고 깜짝 놀랐다.

가장 싼 하우스 커피가 8,000원, 베스트 메뉴는 2만 원이 넘는 것도 있었다.


직원의 추천을 받아 코스타리카 SL28 무산소 커피를 주문했다.

코스타리카 SL28 무산소 커피


한 모금 마셔보니, 맛있다.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맛이었다. 커피 마니아라면 한 번쯤 즐겨볼 수 있는 맛,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한민국 최고의 데이터 분석가로 유명한 바이브컴퍼니 송길영 부사장은 그의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물성은 보지 말라. 물성은 아무것도 아니다. 거기에 부여하는 의미, 즉 상대방의 마음에 대해 깊게 보아야 한다. 그때부터 답이 보인다.


커피숍에 가면 우리는 순식간에 그 커피숍의 인테리어, 카운터의 느낌, 전체적인 분위기와 음악, 직원들의 친절성 등 무의식적으로 그 카페의 빅데이터를 입력받고 이 정도라면 대충 얼마의 가격을 받을지 예상하게 된다. 분위기는 커피 한잔에 1만 원을 받아도 될 것 같은데, 6,000원 한다면 "너무 괜찮은데 여기?"라고 말하거나 생각할 것이다. 실제로 부산 영도에 있는 피아크(P.ark)에 갔을 때 그런 느낌을 받았다. 

반대로 커피 한잔에 3천 원만 받아도 될 것 같은 분위기인데 5천 원을 받는다면 아마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바로 나와서 다시는 가지 않을 것이다.


커피를 파는 사람입장에서는 여러 가지를 고려하여 커피를 판매하겠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물성이 아닌 그 커피 한잔에 함께 담겨있는 "가치"라고 해야 할 것이다.

어제 마신 코스타리카 커피는 충분히 한잔에 1만 원할 만한 가치가 있었다.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었던 오묘한 맛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분명 김종석 사장님은 그 한 잔의 가치를 충분히 알고 있고, 그걸 느낄 수 있는 사람은 1만 원이라도 충분히 또 찾으러 올 거라는 사실 역시 알고서 책정한 가격일 테다.


고객에게 대체불가능한 가치를 선사하고 싶다.

부산 영도의 피아크에서 한잔 커피가격이 6천 원인데도 너무나 만족했던 이유는 어떤 커피숍보다 큰 매장 넓이와 계단식으로 된 독특한 인테리어, 그리고 무엇보다 통유리 너머로 보이는 바다의 풍경 때문이었다. 물론 광안리 앞 할리스 커피에 가도 바다를 볼 수 있지만, 그곳은 분명 대체불가능한 무언가가 있었다. 

부산 영도구의 베이커리 카페 피아크(P.ark)
부산걷기왕컴샘 글에서 참조(https://blog.naver.com/bigseo/222537970694)


내가 하는 일에서 나는 어떤 대체불가능한 가치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지 돌아본다.


나는 내 분야에서 사소한 일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내가 부족했던 부분을 스스로 피드백하고 개선해 나가고 있는지.

강의를 할 때 내가 받은 수업료보다 더 큰 가치를 주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지.

상담을 할 때 진심으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그 마음을 헤아리려고 하는지.


매번 완벽하진 못하겠지만, 그럼에도 보다 나아가기 위해서 더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오늘 시작하는 속독강의의 새로운 콘텐츠를 한번 더 점검해야겠다.




*매일 책 속에서 발견한 좋은 문장을 나눕니다.

*오늘 문장은 송길영의 <상상하지 말라>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어제 맛있는 밥과 커피를 사주신 JJ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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