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이 3가지는 기억하고 실천하라고.
시인 TS 엘리엇은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했었는데요. 누가 한 말인지, 어떤 시인지는 몰라도, 4월이 되면 늘 생각나는 문장이긴 하죠. 그 문장이 들어있는 황무지의 초입부를 함께 읽어 볼까 합니다.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잘 잊게 해 주는 눈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구근으로 약간의 목숨을 대어 주었다.
언뜻 보면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힘들지만(저도 여러 글과 자료를 찾아보고 이해했습니다. ^^)
쉽게 설명하면 그런 것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새로운 하루가 새로운 가능성이자 기회이므로 아침햇살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찬란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나겠지만, 어떤 사람들은 매일 가고 싶지도 않은 회사에 만나기도 싫은 상사가 기다리는 그곳으로 오늘 또 지친 몸을 이끌고 출근해야 하는데, 내 속도 모르고 날씨는 왜 이리도 화창하고, 거리의 꽃들은 나를 비웃듯이 반짝거리고 있으니, 더 잔인하게 느껴지는 것과 같은 심정이랄까요?
저는 이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겨우내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은 자에게 찬란한 봄은 가장 잔인한 형벌일 수 있겠구나.'
모두가 힘든 시기(겨울)에는 모두 앙상한 가지밖에 보이지 않는 숲과 같지요.
그 시기엔 누군가는 더 깊이 뿌리를 내리며 다가올 봄을 준비하지만, 누군가는 힘든 시기라는 합리화를 기반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시에서 묘사하듯 눈이라도 내리면 대지는 아무것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하얀 세상으로 뒤덮이고, 곧 봄이 오고 여름이 온다는 당연한 사실조차 까맣게 잊게 만드는 것이지요.(잘 잊게 해 주는 눈)
삶을 대책 없이 살아가는 우리에게 하는 말 같아서 가슴이 아픕니다.
그렇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 기회는 가장 잔인한 형벌입니다. 반면에 준비된 자에게 기회는 찬란한 도약의 구름판(도움닫기) 일 겁니다.
혹시 당신도 준비 없이 봄을 맞이해 잔인한 마음을 느끼나요?
괜찮습니다. 이 글은 그런 저와 당신을 위한 글이니까요.
다행히도 우리에겐 내년 봄이 또 기다리고 있어요. 비록 올해는 꽃을 피우지 못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꽃을 피우지 못하지 열매도 맺지 못하겠지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신은 항상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니까요.
우리는 지금부터 내년을 준비하면 됩니다. 내년에 더 아름답게 꽃 피울 수 있도록 더 깊이 뿌리내리고, 내년에 더 탐스러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더 많은 양분을 빨아들여야 합니다.
아직도 눈치 못 채셨나요?
신이 당신에게 삶을 허락한 이유는 당신이 찬란하게 꽃 피우는 모습을 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은 당신이 죽기 직전까지 기다려 줄 것입니다.
이제는 나이가 많아서 무언가 할 수 없다고 느끼시나요? 그렇다면 나보다 나이가 10~20살 더 많은 분을 찾아가서 물어보세요. 당신이 지금 내 나이라면 뭘 하시겠냐고요. 그는 당신을 정말 부러워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당신에게는 여전히 꽃 피울 수 있는 더 많은 기회가 남아있기 때문이죠.
딱히 누군가를 찾아갈 필요도 없습니다.
이렇게 가정해 봅시다. 신은 당신에게 3번의 기회를 주기로 했습니다. 그 기회란, 당신이 만나고 싶은 과거의 나를 찾아가 조언해 줄 수 있는 기회입니다. 당신은 15년 단위로 3번 자신을 만나기로 했습니다.
당신이 그 기회를 얻어 15년 전의 나를 만난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복권 번호나 주식정보 같은 건 말해줘도 기억 못 한다고 하네요.^^)
삶의 자세와 철학에 대해 딱 3가지만 알려줄 수 있다면 어떤 말을 해주실 건가요? (정말 한번 생각해 보세요.)
1) .
2) .
3) .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때의 나는 정말 지금 내가 해주는 그 조언들을 전혀 알지 못했을까요?
아니면 알면서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남들처럼, 그저 살아오던 대로 살았던 것일까요?
이런 상상을 해보니, 저는 15년 전의 저에게 돌아가 제 자신에게 조언을 해주어도 그 조언의 가치를 알아채지 못했을 것 같더군요.
결국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삶은
15년 뒤에 내가 오늘의 나에게 똑같은 조언을 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 것뿐임을 깨닫습니다.
어쩌면 신이 우리에게 매년 반복되는 계절을 선물해 주는 것은 그 자연의 이치를 보면 나 역시 그중 일부라는 것을 가르쳐주기 위함이 아닐까요?
어쩌면 나와의 만남은 인과율에 어긋나므로 우연을 가장한 힌트로만 제공되어야 하고, 그런 힌트를 제공했다는 사실을 마치 맨인블랙에 나오는 기억을 지우는 기계(뉴럴라이저)처럼 싹 지워놓아서 우리는 인식하지 못하는 건 아닐까요? 그래서 사실 우리가 우연처럼 특정한 책을 만나고, 특정한 문장에 꽂히고, 특별한 일을 겪게 되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 미래의 내가 안배해 놓은 힌트가 아닐까요?
(영화 '인터스텔라' 후반부에서 주인공이 딸에게 필사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장면처럼 말이죠.)
그렇다면 우리는 그 힌트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 자신에게 하는 3가지 조언을 적고, 그것을 15년동안 실천한다면 내 삶은 얼마나 달라질지 생각해 보세요. 아니 딱 1년동안만 악착같이 실천해 본다고 생각해 봐도 좋습니다.
*매일 책 속에서 발견한 좋은 문장을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