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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대원 Apr 09. 2023

#_가치 있는 것은 사랑받는다

내가 아는 가장 진실한 한 문장

젊은 시절 브리테니커 백과사전 판매로 세일즈맨 신화를 이룬 한창기 사장이 만든 <뿌리깊은 나무>라는 잡지가 있다. 당시 전두환 정권의 탄압으로 불과 4년밖에 발행되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깊이 각인된 잡지였다고 한다. 


한글로만 쓰면

세로쓰기를 안 하면

목차가 화려하지 않으면

매달 특집 기사가 없으면

연재물이 없으면

두툼하지 않으면

부록을 안 끼워 주면

편집자들이 글에 손을 많이 대면

표지에 사진을 쓰면

제목이 네 글자를 넘으면

제목에 한문을 안 쓰면

...

모두가 "망한다"라고 했던 그 공식을 모두 깨고 놀라운 성공을 거둔 것이다.


<뿌리깊은 나무>는 4년 남짓 발행되는 동안 우리나라 잡지의 역사를 모조리 다시 쓰며 굉장한 성공을 거둔다. 매호 8만 부를 훌쩍 넘게 찍었으나 당시 가장 잘 나가던 월간지 부수의 두세 배쯤 팔린 셈이다. 망할 짓만 골라하는 항창기의 행보가 다른 사람들 눈에는 돈키호테처럼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입장에선 하나하나가 단연한 것이었다. 그는 튀어 보이기 위해, 다르기 위해 다름을 추구하는 짓을 혐오했다.


그가 일평생 추구한 것은 자신의 까탈스러운 기준에 맞는 '아름다움'이었다.
그는 우리말과 한글의 아름다움을 사랑했다.


<안녕 돈키호테>에 소개된 한창기 대표의 사진과 개인적으로 소장 중인 <뿌리깊은 나무> 1978년 12월호

책을 읽으며 <뿌리깊은 나무>에 대한 에세이를 읽었을 알 수 없는 끌림과 매력에 매료되었다.

아마도 한창기 대표의 철학이, 그가 만든 가치에 내 마음이 움직였던 것일 테다. 그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세련됨과 아름다움을 볼 줄 아는 안목이 있었기에 남다른 가치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ㅇㅇ하지 않으면 망한다'라고 했던 것들이 틀린 말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 공통된 공식은 대개 많은 시행착오와 경험에서 나온 결괏값이기 때문이다. 그런 공식에 따르면 더 "가치 있어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한창기 대표는 가치 있어 보이려고 하기보다 자신이 아는 '가장 가치 있는 것을 묵묵히 담으려 했을 것'이다. 그가 멋있는 사람이라고 느껴지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며, 더 깊이 공부할수록 알게 되는 한 가지 사실이 있다.


가치 있는 것은 사랑받는다.


"자신이 알고 있는 가장 진실한 문장을 쓰라"고 말한 헤밍웨이는 '가치 있는 것은 사랑받는다'는 단순한 사실을 알고 있던 사람이었다. 그가 말한 가장 진실한 문장이란, 곧 '각자가 전할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무언가'일 것이다.


최근에 나 자신을 위한 2가지 원칙을 정한 바 있다.


1. 스스로 가치 있는 사람이 되자.

2. 사람들에게 더 가치 있는 것을 제공하자.


인생이란 꿈이라는 가설에 대한 증명이다. 스스로 가치 있는 사람이 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가치 있는 것을 제공하다 보면, 분명히 내 삶은 더 나아지고, 빛날 것이라 믿고 있다.

더 빨리 증명하고 싶어 조급해하거나 서두르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시간을 낭비하거나 최선을 다하지 않겠다는 말이 아니다. 그저 묵묵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나가는 것이 전부라는 뜻이다.

가치 있게 보이려고 노력하기 전에 먼저 가장 가치 있는 것을 찾고 그것을 성장시키는 것에 집중하고 싶다.




*매일 책 속에서 발견한 좋은 문장을 나눕니다.

*오늘 문장은 박웅현 외 <안녕 돈키호테>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오늘 발췌한 <뿌리깊은 나무> 파트는 김하나 작가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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