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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대원 Jun 15. 2019

#_아이는 넘어져도 금방 일어난다

한 번도 넘어지지 않은 사람이 가장 위태로운 사람이다.

유영만 교수의 <청춘경영>에는 “역경을 뒤집으면 경력이 된다”는 말이 나온다. 무척 좋아하는 문장이다.


역경은 고상한 표현이라, 그래도 왠지 감당할 만하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실제 역경은 좀 다르다. 우리 삶에서 사소한 짜증으로, 소소한 답답함으로, 무료한 시간으로 다가오게 된다. 짧고 강렬한 고통이 아니라, 길고 지겨운 싸움인 셈이다.


진짜 고통은 새로운 도전으로 인한 성장통이 아니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작아지는 고통이다. 나날이 잃어가는 존재의 가치를 스스로 개척하지 못하고 ‘일상의 매너리즘’의 늪에 조금씩 빠져들다 어느 날 익사하고 마는 숨 막히는 고통이다.

스스로 해야 할 선택을 미루다가 닥친 현실은 수습하기엔 너무 늦은 상황일 때가 많다. 그런데도 우리는 더 중요한 일을 자꾸 미룬다. 더 나은 선택을 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간혹 그런 상황에서 ‘기꺼이 감당하겠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는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먼저 겪는다. 어차피 한 번에 되는 건 없다는 걸 알기에 중간에 쉽게 포기하지도 않는다. 그러다 누적된 실패의 크기만큼 더 큰 성공을 만드는 그런 부류의 사람들. 대체로 자수성가한 사람들의 가장 큰 특징은 거기에 있다. 그들은 남들보다 먼저 성공한 사람들이 아니라, 남들보다 더 많이 실패해본 사람들이다.


역경은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들어 주는 가장 소중한 스승이다. 실패 없이 성공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생각해 본 적 있는가? 아이가 넘어지지 않고 걷는 법을 배울 수는 있을까? 만약 아이가 넘어지는 게 안쓰러워서 스스로 넘어지면서 배울 기회를 박탈하면 어떻게 될까? 아마 아이는 평생 혼자 일어서지 못할지도 모른다. 실패를 허용하지 않는 삶이 마치 그런 것이다.


지금 힘들다면 그건 당신이 그 정도의 고통을 감당해 낼만큼 성장하고 있다는 뜻이다. 힘들 때는 힘들다고 말하라. 그건 부끄러운 일도 아니고, 당연한 것이다. 힘들면 안 힘든 척하지 말고 그냥 힘들다고 해라. 그렇게 역경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당당히 극복해 낸다면, 정말 쿨하지 않은가? 그런 게 진짜 멋진 삶 아닐까?


한 번도 넘어지지 않은 아이가 없듯, 한 번의 시련 없이 성장하는 경우는 없다. 어쩔 수 없다. 인정하자. 지금 보잘것없는 작은 것에도 넘어지는 순간들이 모여 거침없이 달려가는 멋진 내가 만들어지는 거다. 힘들 땐 크게 심호흡하자. 잠깐 쉬어 가도 괜찮다. 넘어지면 일어나면 되고, 지칠 땐 누군가에게 잠깐 의지해도 좋다. 인간은 원래 서로 의지해야 사는 존재니까.

스스로 두발로 걸을 때까지 끊임없이 다시 일어나기만 하면 되는 거다. 아주 어릴 때 해냈던 것처럼 당신이 원하는 삶을 위해 한번만 더 해내면 된다. 두발로 처음 일어섰던 두 살 무렵에 이미 우리는 인생의 가장 중요한 교훈을 이미 터득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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