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논현동의 작은 카페에서 여성기업가분들을 모시고 오붓한 소그룹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저에게 오늘 강의가 특별한 것은 기존에 하던 독서 강의가 아닌, 새로운 콘텐츠의 강의였기 때문입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독서를 알려주고 싶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독서 자체에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늘 청중이나 독자가 더 관심가지는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해 왔고,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성과를 원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오늘 한 강의가 당장의 성과를 보장하는 강의냐하면 꼭 그렇진 않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제가 책을 읽고 공부하며 얻었던 "돈, 사업, 철학, 그리고 성공"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들을 1시간 강의로 담아보았습니다. 처음 구상한 강의는 2시간 짜리였고, 먼저 2시간짜리로 만든 뒤에 다시 1시간 강의로 압축해서 만들었는데, 저는 최선을 다해 만들었지만 실제로 이런 구성으로 강의하는 건 처음이라 어떤 반응이 있을지 알 수 없었습니다.
이미 어제 오후에 준비는 끝났지만, 오늘 아침에 다시 한번 노트북으로 체크하고, 강의 3시간 전에 나와 미리 근처 카페에서 책 보며 기다리다가 강의 1시간 전에 강의장소로 이동했습니다. 주최자이신 대표님께서 반갑게 맞이해 주셨고, 마지막으로 다시 현장체크와 전체 흐름을 마음속으로 시뮬레이션하였습니다.
그리고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예상했던 인원보다 몇 명 적었지만 인원은 상관없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한 대로 딱 1시간 2분에 맞춰 강의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다들 집중해서 경청해 주셨지만, 그렇다고 제 강의가 좋았는지 어땠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단 한 가지 분명히 느낄 수 있는 것은 참여하신 분들이 강의를 들으며 무언가 느끼고 반짝이는 눈빛으로 집중하는 표정을 지을 때, 또 제가 말하면서 스스로 전율하는 순간들이 있을 때 뭐라 말로 설명하기 힘든 기쁨을 느끼게 된다는 점입니다. 대체로 그런 날은 강의만족도가 높은 편이었는데, 오늘도 그런 날이었습니다.
반대로 불과 이틀 전인 목요일에는 오후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이 찾아와 평소의 루틴이 깨졌습니다. 물론 수차례나 진행했던 강의니까 하던대로만 해도 충분하겠지만, 평소에 강의 준비하는 시간보다는 조금 부족했었고, 강의 때에도 최대한 티 내지 않고 하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다소 산만하게 강의를 진행하였습니다. 물론 리뷰를 보니 참여하신 분들은 잘 몰랐다고 하시지만, 매번 강의하는 저는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늘 확실히 조금 미흡한 부분들이 있었다고.
강의를 마치고 사과를 드렸습니다. 그러고는 힘들어서 끝나자마자 사무실 소파에 한참을 들어 누웠습니다. 그래도 집에는 가야 하니 겨우 일어나 집에 가자마자 씻고 뻗었습니다. 이런 날도 있을 수는 있겠지만, 아무래도 한주 정도는 보강을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산만한 순간은 정작 몇 분 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작은 순간들로 인해 만들어져야 할 몰입감은 1-2시간을 공들여 채워줘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어떤 강의든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매번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까지 내려놓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사소한 이미지 하나, 화면 전환 효과 하나도 그 작은 차이로 인해 누군가가 조금 더 큰 영감을 받을 수 있다면, 저는 그 하나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세상일이 그렇듯 최선을 다한다고 늘 좋은 결과가 있는 것도 아니고, 때로는 아이러니하게 힘 빼고 한 날이 더 좋은 평가를 듣기도 합니다. 그래도, 마음과 태도는 강사의 심장과 같은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성장해 나가는 과정과 성공에 이르는 길을 설명한 "에펠탑 이론"입니다.
몇 분의 반짝이는 눈빛이 오늘 저를 기쁘게 합니다. 2번이나 제가 말하면서 저도 모르게 전율을 느낀 순간이 있었는데, 속으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도 강의 몇 년 했다고 제법 많이 늘었네'
하고자 하는 일의 원칙이 있고, 노력이 있고, 진심 어린 태도가 있으면 실력은 는다고 믿습니다. 그 늘어나는 속도가 참 더뎌서 한번 한 번은 전혀 보이지 않지만, 결국에는 성장한다는 것을요.
나는 법칙을 발견했다. 걸리는 시간과 성장은 정비례하지 않는다. 성장은 이차함수여서, 처음에는 느리지만 어느 지점을 넘으면 성장세가 증가하며 단숨에 뻗어나간다. 단조로운 직선 그래프가 아니라 곡선 그래프가 된다.
제가 오래전 <원씽>을 읽고 깨달았던 단순한 법칙을 마쓰우라 야타로의 <일상의 악센트>라는 책에서 다시 한번 만나게 됩니다. 때론 잘해서 기분 좋고, 때론 못해서 미안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매 순간 성장해야 합니다. 성장은 직선이 아니니까요.
오늘도 반짝이며 저에게 힘을 준 그 눈빛들이 각자의 삶을 더 밝게 빛내는 작은 촛불이 되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