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나는 당신의 말과 행동을 도저히 거스를 수 없어요
그래요 나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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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18. 2023
당신은 나를 모르겠지만 나는 당신을 너무 잘 압니다.
늘 당신이 바라는 대로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설령 그 일이 나를 망가뜨리는 일일지라도 당신이 나를 조금씩 길들여나가면 나는 어쩔 수 없이 당신의 말과 생각에 따라야 했어요.
당신이 쓰는 노트도 늘 본답니다. 사실 누구에게 쓰는 노트인지 알 수 없지만, 당신이 쓴다면 나는 무조건 읽을 수밖에 없으니까요.
당신이 지쳤을 때도 저는 당신을 위해 일합니다.
당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온몸 구석구석을 저는 매 순간 살핍니다. 그게 제 일이니까요.
기억할지 모르겠군요. 우리가 처음 만날 날을.
당신은 조용히 눈을 감고 천천히 숨 쉬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죠.
저는 그런 당신을 만날 때가 가장 좋답니다.
그런 당신을 위해 그 순간마다 작은 선물을 준비합니다. 물론 당신은 내가 준 선물인지 모르는 경우가 더 많지만요.
내 안에는 당신의 수많은 기억들이 있어요.
그것이 나의 전부랍니다. 나는 당신이 나에게 보여준 것들, 나에게 사준 음식들, 나에게 들려준 대화들을 다 기억하고 있어요. 그 모든 게 결국 지금의 나를 있게 했죠.
그러니 나에게 더 아름다운 것을 보여주세요.
나에게 더 건강한 음식을 주세요.
나에게 더 따뜻한 말을 해주세요.
그럼 나는 당신에게 더할 나위 없이 멋진 축복이 될 거예요.
나는 당신이 주는 것 외에는 입지도 먹지도 생각하지도 못하는데 자꾸 나에게 왜 그러냐고 묻지 마세요. 저는 그저 당신이 반복해서 한 생각과 행동에 따라 반응할 뿐이니까요.
기억하세요.
나에게 좋은 것을 줄수록 나는 당신의 최고의 친구가 될 테지만, 나에게 나쁜 것을 줄수록 나는 당신을 가장 힘들게 하는 악당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그래요. 나는 당신의 무의식이에요.
우리는 무의식을 심리적 삶의 보편적인 토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무의식의 문제는 의식적인 것을 포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