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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대원 Aug 22. 2023

#_미디어는 메시지다.

브런치는 어떻게 미디어가 되는가.

1964년에 출간된 마셜 맥루언의 <미디어의 이해 - 인간의 확장>는 무려 60년이 지난 책이지만, 여전히 아니 오히려 더 크게 와닿는 책입니다. 

미디어는 메시지다.


"미디어는 메시지다"라는 명제로 대표되는 그의 주장들은 수백 개의 공중파 방송, 수천 개의 언론, 그리고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방송국을 스스로 만들 수 있는 유튜브 시대에 가장 의미 있는 메시지가 아닐까 합니다.


저는 사실 온오프라인 강의만 하고, 책 읽고 글 쓰는 활동을 위주로 할 뿐 내가 하나의 미디어라는 생각은 깊이 있게 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지금처럼 매일 글을 올리고 있는 브런치의 채널도 300명이 넘는 구독자가 있는 훌륭한 미디어입니다. 그에 따르면 영화와 책과 같은 매체는 핫 미디어, TV와 전화, 연설과 같은 쿨 미디어로 분류하는데, 정보의 밀도와 이용자의 참여도로 구분되는 그의 구분법으로 보자면 브런치는 핫미디어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미디어를 사고의 대상으로 삼았던 것 훨씬 이전부터 미디어는 이미 우리 생활 속에 들어와 있었다. 사실 미디어를 우리의 생활과 떼어 놓으면 미디어에 대해 사고할 수 있는 가능성 자체가 사라져 버릴 것이다.


이전까지 알고 있던 미디어라는 단어가 그저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 정도로 생각했었다면, 그의 책을 조금씩 읽어나가면서 <미디어의 이해> 부제로 적혀있는 "인간의 확장"이라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결국 한 개인의 가치는 관계를 통해 결정되는데, 그 관계의 크기나 방향이 그가 가지고 있는 미디어적인 성향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결국 미디어는 정보전달의 도구가 아닌 인간의 사고방식이나 감각을 형성하는 힘이라고 이해해야 하는 것이죠.


우리는 글과 영상을 통해 누군가와 직접적인 대화나 수업, 강연 등을 통해 새로운 것들을 보고 듣게 됩니다. 길을 가며 무심코 본 간판이나 버스광고 역시 다 미디어인 셈입니다. 카페의 인테리어가 미디어이며, 그 사람의 옷차림도 미디어이고, 책장에 꽂혀있는 책들도 미디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정보의 범람 속에서 살아가고 있고, 그런 정보의 바다를 지혜롭게 헤엄치는 방법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독서는 바다에 빠지지 않고 물 위를 뜰 수 있게 도와주는 기초수영이 아닐까 싶네요. 일단 물에 뜰 수 있어야 다양한 자세로 자유롭게 수영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듯이, 독서와 글쓰기라는 언어적 소통의 기초가 단단할수록, 유튜브든 언론이든 책이든 대화든 간에 어떤 방식의 미디어를 접하더라도 그것을 올바르게 받아들이고, 또 지혜롭게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게 아닐까요?


대부분의 영상에는 대본이 있고, 영화에도 각본이 있고, 만화나 그림에도 스토리가 있게 마련이죠. 그것을 음악이나 미술, 영상과 같은 방법으로 전달할 수도 있겠지만, 역시 소통의 근간은 언어이기 때문에 언어를 기반으로 한 독서와 글쓰기가 중요한 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 우리는 이미 단순한 정보를 넘어 미디어의 홍수 속에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넘쳐나는 미디어들 속에서 내 삶의 중심을 잡으려면 우선 '나'를 회복하고 되찾을 수 있는 연결점을 파악해야 할 겁니다.


내가 곧 미디어입니다. 나의 말, 나의 글, 나의 공간, 내가 먹는 것과 입는 것, 내가 보는 것 모든 게 미디어입니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라는 질문과 나는 어떤 미디어가 되고 싶은가는 닮은 꼴 질문입니다.

브런치만으로도 행복하고 벅찼는데, 이제는 조금더 해야 할 일이 많아질 것 같습니다.

나는 어떤 미디어가 되고 싶은지 생각해 봅니다.



* 매일 책 속의 좋은 문장을 나눕니다.

* 오늘 문장은 마셜 맥루언의 <미디어의 이해 | 인간의 확장>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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