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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대원 Nov 02. 2023

#_인생은 끝없는 선택의 연속

오늘만 더 가치 있는 걸 선택하기

우리는 매일 매 순간 무언가를 선택합니다.

아침에 눈을 떠서 바로 일어날까 아니면 조금 더 잘까 하는 선택부터 시작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일어나 물을 한잔 먼저 마실지 아니면 화장실을 먼저 갈지도 선택입니다.

아침에 운동을 하는 분이라면 아침운동을 할까 말까, 명상을 하는 분이라면 명상을 할까 말까 선택합니다.

아침식사를 하는 분이라면 오늘 아침엔 뭘 먹을까 선택해야 할 겁니다.


제가 여기까지 적는 동안 이상한 점 못 느끼셨나요?

아마 나에게 해당하지 않는 건 아예 선택사항 자체에 없었을 테고요.

나는 선택하고 말고 아무 생각 없이 그냥 하는 행동도 있을 겁니다.

예를 들어 저는 아침식사를 안 하기 때문에 아침에 뭘 먹을지는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운동을 안 하는 사람 역시 운동을 할까 말까 고민 안 합니다.


이렇게 우리가 고민하지 않고 당연한 선택을 하게 된 건 우리 뇌의 특별한 기능 때문입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지속적으로 반복하면 뇌는 그 선택을 하기 위한 에너지를 최소화시켜 주기 위해서 해당 선택을 "습관"으로 만들어 주거든요. 그리고 습관이 오래도록 반복되면 그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상이 됩니다.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이 자연스러운 영역에서 살아갑니다. 이 영역을 컴포트존(Comfort zone)이라고도 합니다. 편안함을 느끼는 구역이라는 뜻이죠. 만약 삶을 더 나은 방식으로 변화시키고 싶다면 반드시 첫 번째 해야 하는 일이 바로 그 컴포트존에서 벗어나는 일일 겁니다.


습관은 익숙함의 방식을 바꾸는 것입니다.

일상은 행동적인 습관이 삶의 일부분으로 각인된 결과입니다.


저는 어떤 사람이건 그 사람을 규정하는 것은 그 사람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일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독서 강사니까 독서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1. 독서하지 않는 상태가 당연한 시기

2. 독서를 시작해보려고 하지만 매우 불편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시기

3. 매일 책을 읽는 것이 습관이 되어 꾸준히 독서량이 늘어나는 시기

4. 책을 읽고 내가 느낀 것을 쓰면서 성장하는 것이 너무 당연해져서 뭔가 읽거나 쓰지 않으면 허전하고 밥을 안 먹은 것처럼 허기짐을 느끼는 시기


자, 책을 안 읽던 사람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 갑자기 똑똑해지거나 갑자기 부자가 될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컴포트존에서 벗어나는 경험을 하기 때문에 불편하고 낯설게 느껴질 겁니다.(2번 단계) 자꾸 원래대로 돌아가고자 하는 저항에 직면하게 되겠지요. 그래서 독서를 배우고 방법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원래 자신의 방식으로 돌아가 버립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험하는 단계입니다. 1단계와 2단계를 왔다 갔다 하다 말뿐이죠. 그나마도 책을 읽으려는 의지와 노력이 있는 분에 한해서입니다.


그래서 제가 독서를 가르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2단계에서 3단계로 넘어올 수 있도록 돕는 일입니다. 독서가 습관이 되려면 단순히 의지만 가지고는 되지 않습니다. 그 일이 즐거워야 합니다. 그 일이 즐거우려면 먼저 "즐거운 경험"을 해봐야 합니다. 제가 처음부터 어려운 책 읽으려고 하지 말고, 쉽고 재미있고 끌리는 책부터 읽으라고 조언하는 이유도 이것 때문입니다. 

나랑 맞지 않으면 얼른 덮고 다른 책 읽으라고 하고, 처음에는 너무 진지하게 읽지 말고 대충 읽으라고도 조언합니다. (좋은 책이라면 나중에 또 보면 되니까요) 이런 모든 조언의 기저에는 "즐거운 경험"을 통해 무의식 속에 "또 하고 싶다"는 욕망의 씨앗을 심어주기 위해서입니다. 딱 한 번의 경험이면 되거든요.

사람들이 맛집을 찾아가는 이유는 그 집에서 최초로 경험한 딱 한 번의 맛있는 경험 때문입니다. '와 여기 진짜 맛있다'라고 느끼고 나면 나중에 또 가게 됩니다. 

독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독서뿐만 아니라 다른 좋은 습관 모두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즐거운 경험 또는 신선하고 새로운 경험을 통해서 우리는 새로운 감각의 영역을 느끼게 되고, 그건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예컨대 저는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특히 소주는 한 번도 마시면서 "즐거운 경험"을 한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대학 때 먹기 싫은데 억지로 마신 불편한 기억이 더 강합니다. 그러다 보니 술 마시는 게 재미없고, 잘 안 마십니다. 다만 와인은 좀 좋아하는 편인데요. 와인을 좋아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유명한 레스토랑의 소믈리에였던 친한 동생이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와인이라며 저와 함께 마신 그때의 와인이 잊을 수 없을 만큼 "즐거운 경험"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술이든 책이든, 여행이나 캠핑이든 각자가 좋아하는 취향과 특히 반복해서 하게 되는 행동 이면에는 반드시 무의식적인 동기가 있기 마련입니다. 


독서에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건 여러 가지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3가지 측면에서 좋은 경험이 쌓이면 2단계에서 3단계를 넘어 4단계까지 자연스럽게 넘어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 압도적으로 많은 책을 읽어보는 경험입니다.

독서 초보일수록 깊이 읽는 독서보다 우선 다양한 책을 많이 접해보고 읽어보는 경험이 중요합니다. 새로운 책들을 만나는 경험 자체가 신선하고요. 시야를 넓혀주기 때문입니다. 완독 하지 않아도 괜찮고요. 읽다가 별로면 한쪽으로 던져놔도 됩니다. 그리고 부담 없이 새로운 책으로 넘어가는 거죠.

이런 독서는 그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무척 유연하고 자유롭게 해주는 단초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매우 빠르고 몰입감 있게 읽어보는 경험입니다.

나의 수준과 취향에 잘 맞는 책을 만나면 순간적으로 매우 깊이 몰입하면서도 빠르게 그 내용을 이해하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사람마다 경험치가 다 다르고, 가지고 있는 배경지식(스키마)이 다 다르기 때문에 어떤 책을 어떻게 읽다가 경험하게 될지는 모릅니다. 그래서 다독과 병행해서 속독을 하길 권하고 있습니다.

속독을 경험하면 무엇보다 독서에 자신감이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비슷한 분야의 책을 중심으로 해서 빠르게 지식을 확장해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느끼는 아찔한 경험처럼 새로운 지식들이 빠르게 결합하면서 나의 뇌 속에 새로운 뉴런들이 결합하면서 생기는 통찰의 느낌은 경험해 본 사람들만 알 겁니다.


세 번째, 매우 느리지만, 깊이 있게 동화되는 경험입니다. 

어쩌면 독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믿고 있는데요. 운 좋게도 적은 책만 읽고도 매우 깊이 그 책과 동화되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글자 너머의 생각들까지 읽을 수 있게 되는 경험입니다. 이때의 경험이 의미 있는 이유는 단순히 책을 더 깊이 읽는다는 점이 아니라, 더 깊이 읽는 경험을 통해서 나에게 매우 중요하고 가치 있는 생각들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한번 읽고 그런 느낌을 받는 책도 있지만, 좋은 책일수록 나에게 정말 잘 맞고 필요한 책일수록 다시 읽을 때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재독'의 단계입니다.


이런 경험들을 꼭 한번 체험해 보시길 권합니다.

독서가 이전에 알던 그냥 글자를 읽기만 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체험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책과 대화하고, 작가와 논쟁하기도 하고, 책을 넘어 나만의 생각을 정립해 나가는 과정은 정말 큰 기쁨과 희열이 있습니다. 물론 그 희열은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을 때 비로소 진정한 열매를 맺게 되겠지만 말이죠.


다시 맨 처음 이야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인생은 끝없는 선택의 연속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조차 망각하고, 어제와 똑같은 오늘을 끊임없이 반복하며 살아갑니다. 독서는 그 사실을 일깨워줍니다. 그래서 불편하죠. 하지만 그 불편을 넘어서서 자유로움에 이르면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을 능동적으로 선택해서 변화시켜 나갈 수 있는 힘을 줍니다. 그 힘은 삶을 바꾸는 가장 큰 에너지입니다. 


내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고 싶다면 아주 작은 것부터 바꿔 나가면 됩니다. 그게 책 한 페이지를 읽는 일일수도 있고, 1분간 명상하는 경험일 수도 있습니다. 새롭게 듣게 된 강의 하나가 내 삶의 방향을 바꾸기도 합니다. 결국 크든 작든 새로운 선택들이 모여서 새로운 결과를 만드는 것입니다.


랍비 다니엘 라핀이 쓴 <부의 바이블>이라는 책에 아주 재미있는 공식이 나옵니다.


이전의 나 + 충분한 부(富) = 새로운 나


내가 만약에 충분히 부유한 상태의 새로운 나를 원한다면 위와 같은 공식으로 적어볼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 공식은 아래와 같이 바꿀 수 있겠지요.


충분한 부(富) = 새로운 나 - 이전의 나


더 많은 돈을 벌고 싶다면 반드시 이전의 나를 빼야 한다고 말합니다. 아이쿠. 한 대 제대로 맞았습니다.

아인슈타인의 유명한 명언도 떠오르는군요.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다른 미래를 기대하는 것은 정신병 초기증세다"라는 문장말이죠.


더 건강해지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좋은 식단과 체계적인 운동은 필요 없을 겁니다.

더 좋은 삶을 살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는 좋은 책과 실천하는 삶이 필요 없을 것이고요.


더 건강해지려면 더 건강한 식단을 먹고, 충분한 운동을 하면 되는 것처럼, 더 성숙하고 가치 있는 삶을 살려면 반드시 더 좋은 지식을 섭취하고, 더 많은 실천을 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잊지 마세요. 

내가 오늘 선택하는 것이 모여서 결국 미래가 됩니다.



* 매일 책 속에서 발견한 좋은 문장을 나눕니다.

* 오늘 문장은 다니엘 라핀의 <부의 바이블>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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