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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대원 Feb 25. 2024

#_부러우면 왜 지는 걸까?

부러움의 2가지 속성에 대하여

살면서 참 부러운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운동 잘하는 사람, 글 잘 쓰는 사람, 돈 많은 사람, 일 잘하는 사람, 노래 잘하는 사람, 책 잘 읽는 사람, 와인 잘 아는 사람, 외국어 잘하는 사람, 정리 잘하는 사람, 글씨체가 좋은 사람, 당당하고 자기표현을 잘하는 사람 등등 뭐 하나하나 찾으면 끝이 없을 정도입니다.


부럽다는 마음은 기본적으로 내가 가지지 못한 걸 남이 가지고 있을 때 느끼는 마음입니다.

그런데 저의 경우 이 부러움이라는 마음이 2가지 종류가 있음을 느낍니다.


하나는 나의 욕망과 관심사를 발견하는 계기로써의 부러움입니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운동에 대해 거의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근육질의 몸 좋은 사람이 부럽거나 하는 마음이 드는 일이 없었지요.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운동을 하고, 헬스를 하면서 탄탄한 몸을 가진 트레이너나 유튜브 영상에 나오는 사람들을 보면 부러워졌습니다. 내 속에 새로운 관심과 욕망이 생겼다는 증거입니다.


책을 별로 안 읽고 소장도서도 별로 없을 때는 잘 몰랐지만, 제 소장도서가 많아지고, 책을 정리해 놓는 공간의 중요성을 느낄수록 자기만의 멋진 서재를 가진 사람들이 부러워졌습니다. 결과적으로 저 역시 그런 마음이 투영되어 더 많은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저만의 공간을 만들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부러움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내가 미처 보지 못했던 더 나은 나를 발견하고 나아가게 만드는 동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생산적 부러움'입니다.


또 다른 형태의 부러움은 조금 그 질이 좋지 않습니다.

그건 대체로 나의 단점이나 나 자신에 대한 부정적 감정과 연결된 다소 파괴적인 감정에 기인합니다.

이를 테면 이런 경우일 겁니다. 예전에 같이 강의하던 작가님이 있었습니다. 저보다 나이도 어린데, 책도 더 많이 쓰고, 강의경력도 많고, 심지어 대인관계도 참 좋은 분이었죠. 그래서 저도 참 좋아했는데요. 같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는 잘 모르다가 나중에 몇 년이 지난 후에 보니, 그분은 나보다 훨씬 더 성과도 많이 내고, 잘 나가는 모습을 보게 되었는데요. 잠깐이지만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나도 모르게 묘한 질투심 같은 게 느껴지더군요. 그분이 더 잘되는 걸 응원해야 하는데, 참 구차하게도 '잘 나가는 것도 한 때인데'라는 식의 생각을 하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이런 식의 부러움은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싫어하는 감정입니다. 타인의 노력과 성과, 나아가 그 삶 전체를 깎아내려서 나의 안일함과 정체되어 있는 상황을 위안받으려고 하는 못난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부러움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부러우면 지는 거다'라고 할 때의 그 부러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 마음이 들면 지는 거 맞습니다.  그건 '파괴적 부러움'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부러움 아래에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무의식적인 감정들이 깔려있습니다.


파괴적 부러움을 해부해 보면 그 속에 나에 대한 고정적  시선이 있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나는 더 이상 성장하거나 나아지기 어렵기 때문에 남이 가진 걸 가지고 싶다는 심리라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100만 원이 있는데 누군가 나도 갖고 싶던 10만 원짜리 물건을 산다면 부러울까요? 안 부럽죠. 나도 얼마든지 살 수 있는데 부러워할 이유가 없죠. 근데 그게 200만 원짜리 물건이라면? 그때 부러워진다는 뜻입니다.

즉, 부러움의 전제에는 '지금 나는 할 수 없다'는 마음이 깔려 있는 것이죠.

자, 그럼 어떻게 하면 될까요?

나도 가질 수 있는 상태를 만들면 됩니다.

성장하는 거죠. 경제적, 육체적, 정신적으로.

그렇게 처음은 잠깐 부럽지만, 그걸 생산적으로 활용해서 나를 더 성장시키는 동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반면에 어떤 사람들은 스스로 성장할 생각은 하지 않고 그저 남을 부러워하는라 시간을 다 허비하기도 합니다. 스스로 정체되어 있으니 자신감이나 자존감이 떨어지고, 그런 마음은 타인에 대한 더 큰 부러움으로 드러나는 악순환을 하게 됩니다. '인생 한방'을 노리게 되고, 하나씩 차근차근할 수 있는 일은 외면한 채, 당장 나의 떨어진 자존감을 회복할만한 거창한 일에 매달리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더 많은 실패만 반복하면서 스스로를 자책하는 파괴적인 마음에 이르게 됩니다.


내 인생을 내 기준에서 보지 못하고 끊임없이 남들과 비교하면서 기분이 좌우되는 상태에서 특히 파괴적 부러움이 잘 나타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부러워해야 할 만큼 부족한 사람이 아닙니다. 우리는 얼마든지 스스로 더 나은 삶을 선택할 수 있고, 이미 내 안에 존재하는 충만함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사실을 안다고 해서 갑자기 부러움이 사라지진 않을 겁니다. 하지만 그 마음의 실체는 가늠할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내가 지금 가지지 못한 것에 집중하지 말고, 내가 가진 것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내가 할 수 없는 일에 신경 끄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신경 써야 합니다.

내가 가진 것,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다면 아주 좋은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5월에 피는 장미는 이른 봄 꽃 피우는 목련을 부러워하지 않습니다. 그저 자신이 꽃피울 때를 준비하며 묵묵히 성장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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