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오늘도 삶을 그리고 있습니다.
책은 상품이 아니라 작품입니다.
제 명함에 오래전부터 들어가 있는 문구입니다.
원래는 저 문장 뒤에 한 마디가 더 있었습니다.
당신 삶처럼.
우리 인생도 상품이 아닌 작품입니다. 언젠가 다른 글에서 많은 사람들이 명품 같은 삶이 되고 싶어 하지만, 정작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것은 작품 같은 삶이라고 말씀드리기도 했습니다.
상품은 싸든 비싸든 그 가치가 고정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내가 스스로 바꿀 수 없습니다.
하지만 작품은 다릅니다. 이미 정해진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처음엔 형태를 알아보기 힘든 스케치였을지 모르지만, 선 하나하나 물감 하나하나가 어떻게 칠해지느냐에 따라 나중에는 놀라운 그림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내 삶을 작품으로 대하는 순간 독서와 글쓰기의 의미는 달라집니다.
독서는 내 작품을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를 모으는 일이고,
글쓰기는 그렇게 모은 재료를 작품에 쓸 수 있도록 구체화하고 가공하는 일이 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스스로 내가 원하는 인생을 써 내려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삶을 바라보는 관점은 정말 중요합니다.
당신은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테스트는 나에 대한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았을 때 느껴지는 감정을 보면 됩니다.
주변 사람들이 나를 무시하는 것 같거나
내가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거나 하면 기분이 나쁘겠죠.
그런데 마냥 기분이 나쁘기만 하다면 나는 지금의 상태를 "고정된 나"로 인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볼게요.
평소에 날씬하던 사람이 출산이나 다른 어떤 이유로 단기간에 살이 쪘습니다.
그 사람에게 누군가 물어봅니다.
'너 왜 그렇게 살이 쪘어?'
그러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사람마다 물론 차이는 있겠지만, 이전에 날씬했던 사람이라면 아마 이런 식으로 대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지? 나 요즘 살 많이 쪘지? 나도 신기해. 근데 불편해서 아무래도 빼야 되겠어.'
스스로 자신이 생각하는 나의 모습과 달라진 모습을 본인도 느끼고 있고, 이 상태가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에 딱히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에 오랫동안 과체중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에게 같은 질문을 하면 어떤 반응이 돌아올까요?
역시 사람 따라 다르겠지만, 이런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뭐? 네가 나 살찌는데 보태준 거 있어? 남이사 살이 찌든 말든 무슨 상관이야.'라는 식으로 감정적인 반응을 할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스스로 오랫동안 과체중 상태를 유지하면서 익숙해졌고, 그 상태를 무의식적으로 '고정된 나'로 느끼고 있기 때문에 살이 쪘다는 말을 단순한 팩트가 아닌 비난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식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전의 저는 책을 제대로 읽기 전에는 사람들이 유명한 책을 이야기하거나, 베스트셀러에 대해서 말하거나, 내가 모르는 지식에 대해서 말하면 몹시 부끄러웠습니다. 나의 보잘것없는 내면이 들통나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책을 많이 읽고 독서와 성장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가지고 난 이후부터는 내가 안 본 책이나 내가 모르는 지식에 대해 상당 부분 더 이상 부끄러워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내가 몰랐던 것 중에서 중요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는 기쁨을 더 크게 느낍니다.
지금까지 무언가를 몰랐던 나에 머물러 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죠. 물론 항상 그럴 수 있을 만큼 그리 멘탈이 단단한 사람은 아닙니다만, 정말 많은 경우에 있어서 더 자유로워졌음을 느낍니다.
결국 우리는 스스로 성장할 수 있다고 믿고, 내 삶을 하나의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죽는 순간까지 퇴고해 나갈 하나의 소설이라고 생각할 수만 있다면, 내 인생에 어떤 일들이 벌어져도 그 사건을 더 의미 있고 가치 있게 만들어 나갈 수 있게 됩니다. 주인공의 빛나는 성장을 위한 장치에 불과하기 때문이죠.
부디 자신의 삶을 작품으로 대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자신이 꿈꾸는 결론으로 가기 위해 하루하루의 서사(내러티브)를 쌓아가길 바랍니다.
시간이 흘러 사람들은 당신이 만든 결론만 보고 부러워하거나 환호하겠지만,
당신만은 알 겁니다.
그 결론을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과정이 필요했는지 말이죠.
그런 인고의 시간을 통과한 사람만이 진정한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을
마침내 발견하게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