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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이아 Feb 21. 2022

슬픔을 읽어내는 리터러시

이게 다 호르몬 때문이지만


많은 또래들이 그렇듯 눈물이 많아졌습니다. 노화와 호르몬의 변화가 주요한 원인이겠지요. 그러나 그것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어디서든 슬픔이 읽히거든요. 상처와 고통 뿐 아니라 덤덤한 미소에서도, 어머니의 '사랑해' 이모티콘에서도, 느릿느릿 리어커의 뒷모습에서도, 처음 만났는데도 냐옹거리며 다가오는 길냥이에게서도, 심지어는 덩그러니 비를 맞는 동네 골목 커다란 우체통에서도요.


리터러시 교육이 나아갈 방향이 있다면 '슬픔을 읽어내는 마음'을 키우는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권력과 '인맥', 사회문화적 자본의 축적보다는 만물에 스며든 슬픔을 알아보는 역량을 키워야 하는 것 아닐까 싶은 것이죠. 슬픔과 슬픔이 이어져 아파하고 사랑하며 연대하는 마음의 세계를 이루고 있음을 깨닫는 일. 그 과정의 지난함과 아름다움을 경험하는 일 말입니다. 


Photo by DENYS AMARO on Unsplash


월요일 아침부터 이런 상념에 젖는 건 다 못된(?) 호르몬 탓입니다. (먼산)


#삶을위한리터러시 #배움의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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