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꿈뜰지기 May 10. 2024

아이들은 왜 책을 읽고 싶어 하지 않을까?

성공이 성공을 부른다.

- 이전 글 요약 -
독서 교육을 위한 수업 연구는 몇 가지 질문을 던지는 것에서 시작했다.
‣ 우리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독서 교육의 형태는 어떠한가?
‣ 아이들은 왜 책을 읽고 싶어 하지 않는가?
‣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꾸준히 책을 읽을 수 있을까?
‣ 독서 교육을 꾸준히 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두 번째, 아이들은 왜 책을 읽고 싶어 하지 않는가? 이 질문의 답을 찾으려니 ‘하고 싶다는 동기는 어디에서 오는가?’라는 질문이 이어졌다. Gay, G(2018)는 그의 저서 <문화감응교수 이론과 연구 그리고 실천>에서 실패로부터 성공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성공이 성공을 부른다고 표현하였다.


“배움은 약함과 실패가 아니라 용기와 역량에서 비롯”
(2018/2021:80)된다는 것이다.

 

 Ormrod는 이를 ‘자기 효능감’이라 칭하였다. “학생들이 과제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보다 큰 자신감을 갖게 되는 것은 … … 이전에 그 과제 혹은 비슷한 과제에서 성공한 경험이 있는 경우”(Ormrod, 1995: 151;

Gay, 2018/2021: 80에서 재인용)라는 것이다. 앞서 소개한 재클린 에클스와 위그필드의 기대 × 가치 모형에 따르면 아이 자신이 읽기에 능숙하다고 느끼면 더 많은 동기를 부여받는다.(Schwanenflugel & Knapp,

2016/2021:397) 더욱 재미있는 사실은 ‘아이들이 실제로 텍스트를 읽을 수는 있더라도 읽을 수 없다고 믿으면 시도하지 않는다’(Schwanenflugel& Knapp, 2015/2021: 395)는 것이다. 이는 읽기에 대한 자기 효능감이 높을수록 독서 동기가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기 효능감은 초기의 경험이 강력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초기 독자가 독서에서 성공의 경험을 꾸준히 쌓아 나갈 때 자기 효능감이 향상되고, 반대로 실패가 반복되면 자기 효능감도 낮아지게 된다.

 못하면 하기 싫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자전거 타는 법을 몰라서 탈 때마다 넘어지고 무릎이 깨지는 아이는 자전거가 타기 싫다. 하지만 든든한 어른이 곁에서 자전거 타는 법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자전거 핸들과 안장을 잡아 주면서 도전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면 그 아이는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다가 언젠가는 누구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고, 자전거에서 시원한 바람을 즐길 수 있게 된다. ‘나도 하니까 되는구나! 나도 할 수 있구나!’라는 내적 감탄이 일어날 때 아이들은 한 번 더 해 보려는 용기를 얻게 된다. 특히 초보 독자의 경우 ‘하고 싶다’의 기저에 ‘할 수 있다’가 깔려 있듯, ‘하기 싫다’의 기저에는 ‘할 수 없다’가 깔려 있을 확률이 매우 높다. 따라서


아이들이 책을 읽고 싶어 하지 않는다기 보다,
책을 제대로 읽을 줄 모른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


 돌이켜보면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명언이 때로는 나를 절망으로 몰아가기도 한다는 것을 한 번쯤 경험해 보았을 어른들에게 토닥토닥 위로를 전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휴대폰 대신 작은 시집 한 권을 펼쳐볼까?


     책

                                                김현승  

가장 고요할 때

가장 외로울 때

내 영혼이 누군가의 사랑을 기다리고 있을 때,

나는 책을 연다.


밤하늘에서 별을 찾듯

책을 연다.

보석상자의 뚜껑을 열듯

조심 스러이 책을 편다.


가장 기쁠 때

내 영혼이 누군가의 선물을 기다리고 있을 때,

나는 책을 연다.


나와 같이 그 기쁨을 노래할

영혼의 친구들을,

나의 행복을 미리 노래하고 간

나의 친구들을 거기서 만난다.


아― 가장 아름다운 영혼의 주택들

아― 가장 높은 정신의 성(城)들

그리고 가장 거룩한 영혼의 무덤들……

그들의 일생은 거기에 묻혀 있다.


나의 슬픔과 나의 괴롬과

나의 희망을 노래하여 주는

내 친구들의 썩지 않는 영혼을

나는 거기서 만난다― 그리고 힘주어 손을 잡는다.

이전 04화 진정한 반성은 ㅎㅎ가 아닌 ㅅㅎ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