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그림: <아빠 꿈은 뭐야> 그림책에서 가져왔어요.
꿈뜰에서는 월요일 아침만 되면 꿈쟁이들이 주말숙제부터 확인하자고 아우성입니다. 그런데 또 저는 하나라도 소외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혹시 숙제를 놓고 왔거나 안 해온 아이부터 살핍니다. 보통은 2~3명, 많을 때는 4~5명이 숙제를 내지 못한 걸로 주늑들어 있습니다. 물론 그러거나 말거나 해맑고 당당한 녀석도 있고요. 숙제를 왜 못했는지 간략히 써서 내는 걸로 숙제를 대신하면 된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때로 선생님의 눈총을 한번 더 받고 싶은 모양인지 잔소리를 할 때까지 버티고 있기도 합니다.^^; 아이들의 마음이란 알다가도 모를 일이지요.
쉬는 시간에 제출하라고 일러두고 주말숙제 공책을 펼칩니다. 꿈쟁이들이 설레며 긴장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아니 들립니다. 소리로 자신의 마음을 투명하게 표현해 주는 아이들 덕분에 교실 분위기가 한층 저에게 집중됩니다. 지금 아이들의 마음을 표현하자면 '오늘은 누구의 글이 뽑힐까 두근두근, 내꺼에 친구들이 맞장구를 달아주면 좋겠는데 안 달아주면 어쩌지?, 오늘은 나도 명예의 전당에 오르고 싶다.' 아마도 이럴 것 같습니다.^^
11th. 우리 가족은 어떤 꿈을 품고 살까?
-가족들의 꿈을 물어보고 소감을 쓰세요
지난 주말은 가족들의 꿈 이야기를 들어보고 느낀 점을 소감으로 적어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우리 가족들이 어떤 꿈을 품고 사는지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집집마다 가족들의 꿈이 비슷하기도 하고 다르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서로의 이야기를 통해 비슷한 점을 발견하며 반갑고 신기한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또 동질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서로 다름을 발견하고 이해와 수용하는 자세를 배우기도 합니다.
가족들의 꿈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떤 생각이나 느낌이 들었는지 궁금했는데 소감을 자세히 써 준 고마운 꿈쟁이들이 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나 자신이 멋지다
이 얼마나 감동적인 메시지인가요! 저는 이 한 문장에 감탄사를 연발했습니다. 꿈뜰에는 이렇게 스스로를 멋지게 바라보는 관점을 갖게 된 꿈쟁이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주말숙제와 글쓰기를 통한 효과라고 생각합니다. 직접적으로 이런 태도를 갖추라고 지시하거나 안내한 적은 없지만, 은연중에 꾸준히 나를 소중히 여기고, 지금의 모습을 사랑하고, 인정해 주는 몸습관 말습관 마음습관을 갖도록 잠재적 교육과정을 수면 아래에 깔아 두었는데 이제 서서히 수면 위로 아이들의 변화가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참 뿌듯하고 행복합니다.
모두 꿈이 있는 게 자랑스럽다
가족이 자랑스럽다고 말할 수 있는 아이는 얼마나 행복할까요? 우리 아이들의 글을 보니 어떤 꿈이든 서로를 응원해 줄 수 있는 따스한 가족이 있다는 것이 오늘따라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이 외에도
가족들이 이런 꿈을 가지고 있었는지 몰랐다.
가족의 꿈이 내 상상을 넘어서 깜짝 놀랐다.
나중에 우리 가족 모두의 꿈이 이루어지면 좋겠다.
아이들은 다양한 소감을 들려주었습니다. 마음 따스해지는 나눔의 시간이었습니다.
"선생님도 우리 꿈쟁이들과 가족들의 꿈을 응원할게! 우리 학교에서 보내는 이 시간 동안 꿈을 이루기 위해 서로 돕고 응원해 주자! 선생님도 열심히 공부하고 수업 준비하면서 너희를 위해 노력할게!"
아이들 앞에서는 낯간지러운 말도 술술 나옵니다. 평소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조용하고 차분한 사람이 되지만 아이들 앞에 서면 싸이의 노래처럼 '아이들의 연예인'이 되는 것 같습니다^^
가정의 달을 보내며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주제로 한 주말숙제 프로젝트가 마무리되었습니다. 다음 주는 또 어떤 주말숙제로 아이들의 생각과 마음을 넓혀나갈 수 있을지 고민해 보겠습니다.